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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3세대 새 소비 트렌드

Posted December. 19, 200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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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때 친구와 사이판에 다녀왔어요. 결혼 전에 실컷 즐기면서 살고 싶거든요.

남자 친구가 몇 있기는 한데 아직 결혼 상대로 생각한 사람은 없고요. 지난번 이사할 때 도와준 친구가 좀 마음에 들기는 하지만 남들에게 애인이라고 얘기할 사이는 아니에요. 그냥 데이트 상대일 뿐이죠.

명문 대학을 졸업하고 광고대행사에 근무하는 K(29여) 씨는 영락없는 2033세대(역동적인 소비자 층인 2033세를 일컫는 신조어)다.

아직 행복한 싱글인 그는 서로를 구속하지 않는 데이트 친구를 만난다. 또 학교 다닐 때부터 어학과 인턴, 유학까지 철저히 준비할 정도로 자기 계발에 열심이다. 요즘도 1주일에 두 번 요가를 배우고 있다.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 인간관계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다양한 모임에 자주 나간다.

태국, 그리스 음식점에 즐겨 가는 그는 최근에는 러시아 스타일의 외투 하나를 마련했다. 이른바 제3의 취향이다.

구속보다는 실리를 추구

광고대행사 LG애드는 4개월 동안 트렌드 리더 심층 인터뷰, 텍스트 분석, 현장 관찰 등을 통해 작성한 보고서 소비자의 중심 2033세대의 신()트렌드 키워드 9을 18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33세대는 결혼에 구속되기보단 데이트만 같이하는 친구를 만들어 독신생활을 즐기는 경향을 보인다. 또 틈만 나면 자기를 더욱 매력적으로 꾸미고 주말이면 교외로 나가 즐긴다.

이 보고서는 과거엔 결혼과 연애를 구별하는 풍토가 있었다면, 요즘은 연애할 사람과 데이트 친구를 구별하는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즐기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는 것도 이 세대는 누구보다 잘 안다.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자기를 계발하며 학연, 지연 등에서 탈피해 목적을 갖고 전략적으로 인간관계를 맺는 치밀함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생일 파티에 자기가 전혀 모르는 사람까지 초대할 정도로 개방적이다.

유행이 없는 것이 유행

2033세대는 맹목적으로 유행을 따라하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꾼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이들은 더는 남들이 로또를 사면 나도 사고, 남들이 명품을 들고 다니면 짝퉁이라도 들고 다녀야 마음이 편한 나라에 살지 않는다.

영미권 문화를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프리카, 그리스, 인도 등 제3세계의 문화를 즐기는 것도 특징이다.

또 소비를 통해 필요를 충족하는 수준을 넘어 소비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크리슈머(Cresumer창조적인 소비자)이기도 하다.

자신에게 너무나 익숙한 디지털 매체 대신 편지, 카드 등 아날로그 매체를 선호하는 경향도 보인다고 LG애드는 설명했다.

LG애드 한창규 국장은 이들은 디지털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새로운 영상 문화의 혜택을 받았으며 배낭여행으로 국제적 시야를 갖췄다는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다며 개성적이고 역동적 소비자인 2033세대에 대한 기업들의 마케팅도 차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