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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가 금추없어서 못팔아요

Posted October. 17, 2005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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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밭떼기로 팔렸다

12일 서울에서 남쪽으로 300km가량 떨어진 전북 고창군과 전남 영광군의 배추 산지. 이곳은 전남 영암군, 충남 당진, 홍성군 등과 함께 김장 배추 5대 산지로 꼽힌다.

이곳 배추는 예상대로 귀했다. 중국산 납 김치 파동 후 사실상 배추 품귀() 상태다.

농민 정재욱(45전북 고창군 고창읍) 씨는 할인점 중매인, 김치공장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지만 사실 팔 배추가 동이 났다고 말했다.

고창군의 올해 김장 배추 재배 면적은 약 122만 평, 영광군은 약 115만 평. 이 중 90%가량은 이미 발 빠른 중간 상인들이 밭떼기(사전 계약한 밭에서 나온 배추를 전량 구입하는 것)로 확보한 물량이다.

정 씨는 선수금을 받고 수확이 끝나면 배추 품질을 확인하고 잔금을 받는 게 보통인데 올해는 계약 즉시 현금으로 모두 받았다고 말했다.

김치, 금()치 되다

이날 현재 고창, 영광군 산지 배추 시세는 평당 6000원 안팎(평당 배추 810포기 수확). 평년에 비해 두 배가량 올랐다. 배추 파동으로 평당 1000원까지 시세가 급락한 작년에 비하면 농민들은 모처럼 대박을 건진 셈이다.

하지만 김치를 담가 먹어야 하는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수년째 이어진 가격 폭락으로 농민들이 배추 농사를 포기하면서 재배 면적이 줄어든 데다 중국산 납 김치 파동으로 국내산 배추 수요가 증가하면서 배추 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 김장 배추 재배 면적은 작년 4200여만 평에서 올해 3500여만 평으로 17%가량 줄었다.

그러나 배추 재배 농민들은 지난해 배추 파동으로 손해를 많이 본 데다 실제로 돈이 없어 종자를 사지 못한 농민도 적지 않아 실제 재배 면적은 이보다 훨씬 작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추 값 얼마나 오를까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배추 상품은 14일 현재 5t 트럭 기준으로 661만5000원. 9월 말 425만 원 선에서 55.6% 올랐다.

최근 김치를 담근 주부 신현조(64경기 성남시 분당구) 씨는 배추 6포기를 2만7000원에 샀다며 부재료 등을 감안하면 차라리 사 먹는 게 낫겠다고 털어놨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 할인점들은 올해 김장 비용(4인 가족 기준)이 12만600012만7000원으로 작년보다 8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포기당 평균 3000원을 웃도는 배추 소매가격은 김장철을 전후해 출하량이 늘면서 포기당 15002400원 정도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것도 작년 김장철에 비해 60% 오른 가격이다.

이마트 야채팀 이명근 바이어는 김장철이 다가오면 배추 값은 떨어지지만 올해는 재배 면적이 줄고, 납 김치 파동에다 병충해와 태풍 등 변수가 남아 있어 가격 하락을 속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나성엽 김현수 cpu@donga.com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