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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대인 지능

Posted September. 26, 200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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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지적 능력을 측정하는 지능지수(IQ)는 1904년 프랑스에서 처음 개발된 이후 지금도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하워드 가드너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1983년 IQ에 도전장을 냈다. 이름난 천재들을 조사해 보니 반드시 IQ가 높지는 않았다는 근거를 내세워 다중()지능 이론을 발표한 것이다. 그는 인간의 지능이 보다 정교하게 분류돼야 한다며 8가지의 틀을 제시했다. 전통적으로 중시해 온 언어적 지능, 논리 수학적 지능 이외에 신체운동지능, 공간지능, 음악지능 등을 꼽았다.

이 속에 포함된 대인()지능은 가장 새롭게 각광받는 능력이다. 대인지능이 높은 사람은 인간의 행동을 예리하게 분석하는 힘을 갖고 남을 잘 이해하며 누구와도 쉽게 교류한다. 가드너 교수가 대인지능의 천재로 꼽은 사람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다. 클린턴은 특히 대중연설을 할 때 청중의 반응을 즉각 파악해 바로 연설에 반영하는 탁월한 재능을 지녔다는 것이다. 대인지능이 뛰어난 사람은 정치인뿐 아니라 기업인 성직자 중에도 많다.

한국의 최고경영자(CEO) 527명에게 CEO가 되는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인 지능이 무엇이었나를 물었더니, 대인지능이라는 답변이 29%로 가장 많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논리 수학적 지능은 24%로 그 다음이었다. CEO들이 대인지능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는 말이 실감난다. 대인지능은 얼마든지 후천적으로 개발될 수 있다고 한다.

대인지능은 결국 리더로서 조직을 결속시키고 통합시키는 힘이다. CEO들이 가장 잘 발휘하고 싶은 것이 바로 리더십이다. 국가적으로도 절실한 과제가 리더십이므로 대인지능의 중요성은 기업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부모와 학교는 미래를 살아갈 청소년들에게 이 방면의 교육에 각별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당장, 갈등과 대립 속에 빠져 있는 정치인들은 어떻게 해야 대인지능을 높일 수 있을까.

홍 찬 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