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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서 대학과목 미리 수강한다

Posted June. 24, 200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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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에서 대학과목을 미리 이수하고 학점으로 인정받는 대학과목 선이수(APAdvanced Placement) 제도가 올 여름방학부터 시범 도입돼 3년간 이수할 경우 대학졸업을 한 학기 정도 단축할 수 있게 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특수목적고와 일반고 우수 학생에 대한 수월성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처음으로 도입하는 AP제도 시범운영에 8개 시도교육청과 서울대 고려대 부산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10개 대학이 공동으로 50여 개 강좌를 개설하고 고교생 1000여 명이 참여한다고 23일 밝혔다.

운영 계획=교육부는 AP제도 이수 실적을 학점으로 인정하기 위해 고등교육법을 개정해 2006년 이수자부터 적용하고 내년부터 16개 시도교육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이수자는 이수 내용을 학교생활기록부에 특별활동으로 기재해줄 방침이다.

과목당 3학점씩이며 한 번에 2과목씩 수강하면 3년간 18학점까지 이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P제도는 1955년부터 미국 대학교육협의회(College Board)가 주관해 전국 단위의 평가를 거쳐 학점을 주고 있으며 일부 대학은 고교 때 AP과목을 어느 정도 이수했는가에 따라 입학자격 또는 가산점을 주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민족사관고 대원외국어고 등 8개 고교의 321명이 미국의 AP시험에 응시해 309명이 인증을 받았다.

교육부는 2007년 AP평가시험을 주관할 전담기구로 대학교육평가원(가칭)을 신설한 뒤 2008년에는 과목별 AP과정과 교재를 만들어 일선 고교에서 직접 가르치도록 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올해와 내년에는 서울-고려대, 경기-서울대, 부산-부산대, 대전-KAIST, 충북-충북대, 강원-강원대 연세대 강릉대, 제주-제주대 등으로 시도교육청과 대학을 연계한 AP 공동운영 과정을 만들어 고교나 대학에서 3045시간씩 수업을 진행한다.

서울시교육청은 국어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영어 등 6개 AP과목을 7월 258월 12일 고려대에 개설키로 하고 140여 명을 모집하는 공문을 일선 고교에 보냈다.

지원자격은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은 학교장의 추천, 일반고는 과목별 석차가 상위 5% 이내이며 시험을 통해 선발한다. 정원의 30% 정도는 일반고에 배정한다.

실효성 있을까=교육부는 사교육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로 AP제도를 대학 입학과는 연계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실효성 논란이 있다.

특목고생을 대상으로 AP제도를 일부 운영한 서울대는 AP 참가자들은 대입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고 참여한 경우가 많았다며 대입과 연계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강원교육청 관계자는 대학 수준의 강의를 들으려면 일반고의 경우 고1은 어렵고 2, 3학년은 돼야 한다며 당장 대입 준비로 바쁜 학생들이 대입에 활용되지도 않는 수업에 얼마나 참여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충북과학고 정희() 교감은 1학년 46명 전원이 1개 과목, 절반 이상이 2개 과목을 신청했으며 2학년은 90% 이상이 1개 과목 수강을 희망했다고 말했다.



이나연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