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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백내장 수술

Posted February. 13, 2005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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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환자모집 실태=본보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A안과, 강남구 삼성동 B안과 등 서울과 경기 일대의 몇몇 안과들이 경로당 등을 돌며 노인들을 대상으로 백내장 무료 시술 환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일반적인 수법은 안과 사무장들이 과일상자 등을 들고 아파트 노인정을 돌면서 백내장 수술을 무료로 해 주겠다며 노인들을 대형 버스에 실어 자기네 안과로 데리고 가는 것.

서울 여의도 A안과의 경우 노인정에서 하루에 100여 명을 데려와 검사를 거친 뒤 이 중 수십 명을 수술해 주기도 했다. 백내장 수술에 걸리는 시간은 30여 분. 환자 본인이 내야 하는 자기부담금은 면제해 주지만 검사료는 별도로 받는다.

또 경기 일산 C안과의 경우 노인들에게 본인부담금만큼의 돈을 미리 준 뒤 다시 병원에 본인부담금을 내도록 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는 것.

일부 안과는 종교단체와 함께 무료시술 행사를 개최하기도 한다. 또 사무장들은 한 지역의 백내장 환자를 특정 의원에 몰아 준 뒤 건당 수수료를 받기도 한다.

의료법은 환자의 유치와 본인부담금 면제를 금지하고 있어 이 같은 활동은 모두 불법이다.

서울 강남의 한 안과의사는 무료수술이란 개인 수입을 희생하고 인술을 베푸는 것인데 일부 의사들이 이를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작용 우려=백내장 수술은 최소 몇 달 동안 안과를 다니며 사후관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먼 지역에 있는 환자의 경우 수술을 받은 안과에서 사후관리를 받기란 사실상 힘들다.

지난해 10월 서울의 한 안과에서 무료 수술을 받은 조모 씨(78여경기 고양시)는 서울에 있는 병원까지 가기가 힘들고 무료로 수술을 받은 터라 눈이 아파도 뭐라고 불평하기도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일부 안과는 본인부담금을 안 받고 건강보험공단 측에서 받는 보험급여만으로 이윤을 남기기 위해 질 낮은 의약품을 쓰거나 일회용 도구를 반복해 쓰기도 해 감염 우려를 주고 있다.

대한안과협회 관계자는 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는 노인에게까지 수술을 권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일선 보건소를 통해 이런 불법 의료행위를 적극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세진 김상훈 mint4a@donga.com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