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특별 귀화로 한국 국적을 얻은 프로농구 KCC의 라건아(32·199cm·사진)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처음으로 능숙한 한국어 쓰기 실력을 뽐냈다. 6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에 참가하기 위해 25일 남자 농구 대표팀 훈련에 합류한 라건아는 27일 밤 자신의 SNS에 10명의 대표팀 동료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한글로 ‘제 새로운 별명은 ‘캡틴’ 건아가 좋겠어요!’라고 썼다. 놀란 지인이 ‘누가 썼나?’는 글을 올리자 라건아는 곧바로 ‘내가’라고 답글을 남겼다. 한 팬은 “한국어로 쓴 거 감동이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신임 조상현 감독 체제로 처음 소집된 대표팀의 주장은 이대성(30·오리온)이다. 이대성과 절친한 라건아가 이대성을 도와 부주장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로 읽힌다. 미국대학농구 1부 데이비슨대에서 뛰고 있는 이현중과 고려대 하윤기, 용산고 여준석 등 젊은 피가 대거 합류한 대표팀에서 라건아는 나이가 가장 많다. 이대성이 훈련에 합류한 뒤 후배들에게 커피를 사자 라건아도 아낌없이 매일 커피 사기를 따라 하고 있다. KGC의 우승 주역인 전성현도 SNS에 라건아가 사준 커피 사진을 찍어 올리며 ‘건아 형 감사’라고 마음을 전했다.
라건아는 2012∼2013시즌 한국 프로농구 무대에 데뷔해 9시즌 동안 평균 19.0득점, 10.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팀을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으로 이끈 라건아는 14일 KCC와 3년 더 동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인종차별적 악성 댓글과 욕설에 시달리면서도 “한국을 사랑한다”고 했던 라건아의 애국심은 변함이 없다.
유재영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