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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가족의 일대피 훈련, 선제타격 준비

주한미군 가족의 일대피 훈련, 선제타격 준비

Posted November. 09, 2016 07:21   

Updated November. 09, 201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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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사시 미국이 한국 내 미국인 민간인들을 일본의 미군기지로 대피시키는 훈련을 3일까지 4일간 실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비전투요원 대피훈련은 매년 하지만 실제로 주한미군 가족 수십 명이 미군 수송기를 타고 한반도 밖으로 대피한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다. 국방부는 “1996년부터 연례적으로 실시가 돼 왔다”며 현 상황과 연계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에서 대북 선제 타격론이 공공연히 제기된 가운데 민간인 소개 훈련이 이례적으로 진행됐으니 심상치 않다.

 1994년 6월 북핵 위기가 고조됐을 때도 미국은 극비리에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폭격을 준비하며 이 같은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와 영변 핵시설 가동, 폐연료봉 추출에 나서자 미국은 6월 16일을 북폭(北爆) D-데이로 잡고 주한 미국인 소개(疏槪) 방침을 제임스 레이니 주한 미국대사를 통해 청와대에 통보했다.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통화해 전면전 발발을 우려하며 영변 폭격에 강력히 반대했다.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방북해 김일성을 만나고 북미 당국자들의 접촉 끝에 1994년 10월 북한의 핵시설 동결과 북미관계 정상화 등을 약속한 북미 제네바 합의가 나왔지만 지금 북한은 5차 핵실험까지 하며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고 있다. 

 한반도에선 한국 미국 영군 공군이 사상 처음으로 ‘가상의 적’ 지휘부를 정밀 타격하는 훈련을 벌이고 있다. 마이클 로저스 미 국가안보국(NSA) 국장이 극비리에 방한해 국방부, 국가정보원 관계자들을 만났다는 보도도 있다. 최순실 게이트에 가려 있을 뿐 북핵 위기는 여전히 위태롭다. 미국 대통령선거 승자가 오늘 가려지면 차기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되든 북핵의 군사적 해법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도 결코 경각심을 늦춰선 안 된다.



한기흥기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