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공무원 9명 목숨 앗아간 부실 해외탐방

Posted July. 03, 2015 07:28   

中文

중국 동북지방 지린성에서 그제 한국의 지방공무원들이 탄 버스가 추락해 공무원 9명과 여행사 사장 등 한국인 10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들은 행정자치부 소속 지방행정연수원의 중견리더과정(지방직 5급 대상) 연수자들로 4박5일일정으로 중국 동북지방의 고구려발해 유적과 항일 독립운동 터를 둘러보는 역사문화탐방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지만 사고 차량의 버스 운전사가 맞은편에서 오던 다른 버스를 피하려다 다리 아래로 추락하면서 일어났다는 증언이 나온다. 빡빡한 일정으로 인한 운전기사의 과속이나 부주의, 버스 정비 불량, 동북지방의 열약한 도로 사정 등이 원인일 수도 있다. 사고가 발생한지 1시간이 넘도록 구조차량이 오지 않아 부상자 치료와 이송이 늦어졌고 초기 대응도 미흡했다니 답답하다. 중국 정부도 부상자의 치료와 사망자 이송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당부한다.

사고가 난 지역은 백두산과 고구려 발해 유적지 등이 몰려 있어 특히 7, 8월 한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여행사들이 경쟁적으로 저가() 여행상품을 내놓으면서 일정을 무리하게 짜는 사례가 많다. 촉박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현지 안전 문제를 소홀히 한 구석이 있다. 4박5일의 이번 여행상품 코스만 하더라도 정상적으로는 7박8일 코스 였다고 한다. 대규모 연수 또는 패키지 관광의 경우 국내 여행사가 해외 현지업체에 숙소 교통 식사 등 모든 일정을 맡기는 하청 시스템이 부실관광을 부른다는 지적도 있다. 공무원 연수 과정에서 세금을 들여 이런 식의 주마간산() 해외 탐방을 계속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어제 희생자들과 유족에게 조의와 위로를 표하고 공무원들이 해외에서의 현장학습 중 안전사고를 당한 데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정부는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시신수습과 부상자 치료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