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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해설자로 제2의 코트인생 농구스타 현주엽, 은퇴 5년만에 MB

따뜻한 해설자로 제2의 코트인생 농구스타 현주엽, 은퇴 5년만에 MB

Posted September. 19, 2014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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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농구 출범 후 처음 치러진 1998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SK의 지명을 받은 선수는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는 자유계약에서 드래프트 제도로 넘어가는 변화기였다. 제도가 정착되기 전이어서 모든 선수가 현장에 반드시 나와야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는 전화로 자신의 지명 소식을 전해 들었다. 16년 뒤 20142015시즌 신인 드래프트가 열린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그가 나타났다. 선수가 아닌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으로다. 매직 히포 현주엽(39사진)이 돌아왔다.

현주엽은 살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해설위원이 된 뒤 첫 일정이었다. 마침 이날 고려대 후배 이승현(22)이 1순위 지명을 받았다. 같은 고려대 선배로서 역시 1순위 지명을 받았던 현주엽은 감회에 젖었다.

그는 화려하게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첫 시즌에 신인 최초로 트리플더블(3개의 공격부문에서 10점 이상 올리는 것)을 이뤘다. 약 10년간 코트 위의 전성기를 누리며 태극마크도 달았다. 2009년 부상으로 은퇴한 뒤에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굉장히 오랜만에 농구장에 왔더니 고향에 온 것처럼 설렌다며 웃었다.

농구계로 돌아오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많이 망설였다고 했다. 목소리에서 조심스러워하는 기색이 묻어났다. 그동안 좋지 않은 소식에 연루된 것이 부담스러웠다.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불구속 입건됐고 2009년 지인에게 17억 원 투자 사기를 당해 소송까지 치렀다. 지난해부터 해설 요청이 들어왔지만 수차례 고사했다고 한다. 아직도 좀 이른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너무 늦어지면 돌아오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는 생각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많이 반성했다. 밖에서 힘든 일들을 겪다 보니 고향이나 다름없는 농구계가 그리웠다. 편하고 따뜻한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현주엽의 목표는 따뜻한 해설자다. 먼저 선수로 뛰어본 선배만이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런 점을 토대로 따뜻한 해설을 하고 싶어요. 기대해주세요.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