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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관광객들의 구경거리 된 야당 장외투쟁

중관광객들의 구경거리 된 야당 장외투쟁

Posted August. 28, 20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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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11시 반,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60여 명이 3대의 버스에서 내렸다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해 의원들은 유가족이 동의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채 3m 간격으로 서서 자 형태로 광장을 에워쌌다. 이른바 인간 띠 시위다.

경찰은 여러 차례 해산하라고 촉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의원들의 간격을 20m 이상으로 벌리지 않으면 강제로 해산조치하겠다는 경고도 했다. 신고하지 않은 불법 집회인 데다 인간 띠 시위는 현행법(집회시위 관련 법) 위반이란 취지였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경찰과 제1야당이 대치하는 어이없는 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26일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규탄결의대회를 열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목숨을 건 단식을 하고 있는 유민 아빠(김영오 씨)를 만나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26일과 27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광화문에서 제1야당 의원들의 집회를 지켜본 중국인 관광객 유커들은 휴대전화나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청와대 분수대 앞이나 광화문광장은 하루 최대 1만 명의 유커들이 찾는 한국 관광의 명소다. 옆에 있던 한국인 관광 가이드에게 연신 영화 촬영 중이냐? 뭐라고 주장하는 거냐 하며 궁금해했다. 한 가이드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하겠다고 재촉했지만 유커들은 구경을 멈추지 않았다.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50대 한 시민은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이 장외에서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는 것이 외국인들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걱정된다고 혀를 찼다.

그러나 정의당은 친절하게도 중국어 현수막까지 만들어 청와대 분수대 앞에 내걸었다. 세월호침몰사건 진상특별법의 제정 촉진을 위한 대한민국 정의당 국회의원 절식(단식) 항의처라는 내용이다. 대정부 투쟁을 위해 단식하고 있다는 점을 중국인에게 잘 알리기 위한 것이나 다름없다. 야당의 장외투쟁은 유커들에게 구경거리가 되고 있다.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