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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아티스트

Posted April. 17, 2013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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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앞 청계광장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단골장소가 있다. 바로 다슬기 형태의 알록달록한 조형물 주변이다. 2006년 등장한 이 조형물은 스웨덴 출신 팝아트 대표작가 클래스 올덴버그(84)의 스프링이란 작품이다. 그는 햄버거 빨래집게 톱 립스틱 등 일상에서 접하는 사물을 뻥튀기한 듯 제작한 조형물로 이름을 얻었다.

팝아트란 만화 상표 광고 영화 등 대중에게 익숙한 이미지나 소비사회의 상품을 예술의 범위 안에 수용한 현대미술의 흐름을 뜻한다. 대기업의 비자금 사건에 휘말려 한동안 세간의 화제였던 그림 행복한 눈물의 작가 로이 리히텐슈타인(19231997)도 팝아트를 논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다. 당시 작가와 작품 이름이 워낙 언론에 자주 오르내린 탓에 미술에 문외한이던 사람들도 팝아트란 단어가 아주 낯설지는 않을 터다.

팝아트의 슈퍼스타로는 앤디 워홀(19281987)이 첫손에 꼽힌다. 미국 뉴욕의 작업실을 예술작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장이란 의미에서 팩토리(Factory)라고 명명한 워홀은 이런 말을 남겼다. 돈 버는 것이 예술이고, 일하는 것 역시 예술이다. 그리고 괜찮은 사업이야말로 최고의 예술이다. 워홀보다 앞서 1956년 영국에서 팝아트의 시발점이 된 작품을 발표한 작가는 리처드 해밀턴이다. 그는 팝아트는 대량생산되고, 젊고, 위트가 있으며, 섹시하고, 교묘하며, 매력적인 큰 비즈니스라고 규정했다.

해밀턴의 예언대로 팝아트의 매력은 그 어떤 미술 운동보다 대중의 인기와 공감을 얻었다. 최근 국내에선 20대 여성 팝 아티스트의 행동이 구설에 올랐다.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은 그는 육영수 여사의 실물크기 패널 앞에서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고 손가락 욕을 하는 사진과 무지는 계몽해야 하는 죄이자, 폭력이라고 쓴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트위터에 1980. 5. 18 대량살인을 정당화한 유신정권이라고 역사적 사실을 잘못 파악한 내용도 올렸다. 공부나 제대로 하고 팝아트를 할 일이다.

고 미 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