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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앙 일동북부 아비규환

Posted March. 12, 2011 05:54   

이번 지진의 진앙인 일본 동북부 지역은 주요 도시 곳곳에서 불길이 치솟고 도심이 물에 잠기는 등 아비규환을 이뤘다.

미야기() 현에서는 승객 100명을 태운 선박이 쓰나미에 휩쓸려 간 것으로 전해졌다. NHK방송은 미야기 현 경찰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한 뒤 현재까지 배의 행방과 승객 생존 여부 등이 파악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센다이() 시내를 가로지르는 나토리 강의 주변 도로에는 몰려오는 바닷물을 피하려는 차량의 행렬이 이어졌지만 평지로 내려선 물결의 이동 속도는 전속력으로 달리는 자가용보다 빨랐다. 미처 피하지 못한 차량이 그대로 바닷물로 휩쓸려 들어가는 모습이 NHK를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쓰나미 규모가 100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규모다라고 말했다.

나토리 강은 동북 지방 최대 도시인 센다이 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하천이기도 하다. 센다이 시 교외에서도 대피하는 차의 뒤를 엄청난 기세의 물결이 쫓아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센다이 시 도심 빌딩 곳곳에선 화재가 잇따르며 검은 연기가 주변으로 퍼졌고, 센다이 만에 가까운 센다이 공항에서는 승객들이 공항 빌딩 옥상으로 대피한 모습이 방송 영상을 통해 전해졌다.

센다이 시 중심가 도로에는 깨진 유리가 흩어졌고, 건물에서 뛰쳐나온 이들로 혼잡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불과 며칠 전에 지진이 일어났는데, 또 무슨 일이냐며 얼굴이 새파래진 채 휴대전화로 가족의 안부를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시민은 서로 부둥켜안거나 길바닥에 주저앉기도 했다. 대규모 정전으로 중심가 빌딩 외부의 등이 꺼졌고, 신호등도 마찬가지였다. 주변 간선도로는 대규모 정체를 이뤘다.

지진이 일어난 뒤 미야기 현 청사의 직원들이 울부짖는가 하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는 바람에 복도에 물이 넘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피해는 미야기 현뿐이 아니었다. 미야기 현 북쪽의 이와테() 현 오후나토() 항에도 쓰나미가 몰아닥쳤고, 남쪽의 후쿠시마() 현에도 높이 7m의 물결이 밀려왔다. 도쿄에 인접한 사이타마() 현의 에도가와() 제방이 50m 길이에 걸쳐 무너진 탓에 역류한 바닷물이 주변을 휩쓸었다.

한편 방위성은 도호쿠 지방을 중심으로 한 지진 피해 지역과 가까운 자위대 부대에 비상 대기 명령을 내렸고, 출동 요청을 한 미야기 현 등에 잇달아 병력을 투입했다.

트위터를 통해서도 동북 지역의 참상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날 오후부터 전화가 대부분 불통인 탓에 전파력이 빠른 단문 블로그 트위터를 통해 전해지고 있는 것. 센다이는 현재 연안 지역과 항만 주변 논밭에 거대한 쓰나미가 덮쳐 일대가 물바다로 변한 상황이며 공항도 활주로까지 침수돼 폐쇄됐다. 해일이 센다이 시 밭을 삼키고 있다는 내용은 물론이고 직계 가족의 안부도 확인하지 못했다 등 극도로 불안한 심리를 보여주는 글도 많다.

센다이 시 홈페이지는 현재 접속 불능 상태다. 센다이 역은 폐쇄됐고 육교는 균열이 생겨 붕괴위험이 있으며 전기와 가스, 수도 공급도 중단되는 등 현지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글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ID가 harukaruha44인 일본인 트위터 이용자는 센다이가 암흑이다. 기차역이 캄캄하다. 택시도 자동차도 백화점도(깜깜하다)란 짧은 글로 충격을 대신했다. xo7maxo란 트위터 이용자 역시 사람들은 정전이라서 지금 정보도 뭐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 헬리콥터랑 사이렌 소리, 비명밖에 안 들린다고 했다.



민동용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