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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해외동계훈련 달라진 풍속도

Posted January. 20, 201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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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사이판으로 떠나는 롯데와 LG를 마지막으로 프로야구 8개 구단이 전지훈련 모드에 들어간다. 올해 스프링캠프의 가장 큰 특징은 일본 선호다. 어느 한 팀 예외 없이 일본에 캠프를 차린다. 삼성과 KIA가 괌, 한화가 하와이에서 1차 캠프를 갖지만 2월 초중반부터 열리는 2차 캠프 때는 일본에 합류한다. 날씨가 따뜻한 괌이나 하와이에서 체력을 끌어올린 뒤 연습 경기를 비롯한 실전은 일본에서 치르는 것이다. 불과 4, 5년 전만 해도 전훈지는 일본뿐 아니라 하와이나 미국 본토, 호주 등 다양했지만 최근 들어 일본으로 집중되고 있는 추세다.

왜 일본인가

하와이는 한때 최고의 전훈지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이제 하와이에서 전훈을 치르는 팀은 한화가 유일하다. 한화 역시 올해부터 일본에서 전체 일정을 소화하려 했다. 하지만 워낙 많은 팀이 일본에 몰리다 보니 남아 있는 훈련장이 없었다. 한화는 어쩔 수 없이 하와이에 1차 캠프를 차린 뒤 2월 18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다른 팀(삼성, LG, SK)과 연습 경기를 치른다.

전훈지로서 일본이 각광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무엇보다 가까운 게 장점이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날씨로만 따지면 미국 본토나 하와이가 나을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이동 시간이 긴 데다 시차 적응에도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도 한국 팀 유치에 적극적이다. 각종 편의 제공은 물론이고 운동장 대여료도 할인해 준다. 여러 팀이 몰리다 보니 연습 경기를 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달라진 한국 야구 대접

2005년 일본 고쿠라에 캠프를 차린 두산 김경문 감독은 단단히 화가 났다. 버스로 한 시간을 달려 소프트뱅크 2군과 연습 경기를 했는데 소프트뱅크 측이 투수가 없으니 7회까지만 하자고 한 것이다. 김 감독은 한국 야구를 무시하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일본과의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당시 한국 팀들이 일본 팀과 연습 경기를 하려면 사정하다시피 해야 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상황은 180도 뒤바뀌었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 지난해 WBC 준우승 등을 차지하면서 한국 야구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다. 미야자키에 캠프를 차리는 두산은 일본 팀과 8차례나 연습 경기를 갖는다. 세이부와 소프트뱅크 등은 1군 정예 멤버가 상대로 나선다. 그것도 일본 구단에서 먼저 요청했다.

오키나와에서 전훈을 갖는 LG와 SK도 일본 팀과 여러 차례 연습 경기를 가질 계획이다. 롯데는 2월 28일 후쿠오카에서 자매구단인 소프트뱅크와 교류전을 갖는다. 지난해까지는 2군끼리 경기였으나 올해는 1군 경기로 격상됐다.

SK, 선수단 최대 규모

각 구단은 4050일간의 전훈에서 평균 8억9억 원의 비용을 쓴다. 선수단 규모는 대개 50명 안팎. 하지만 지옥 훈련으로 유명한 SK는 73명의 대규모 선수단을 데려갔고 비용 역시 10억 원대 초반으로 가장 많다. SK 김성근 감독은 많은 인원이 훈련을 하는 건 맞지만 대형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서도 큰 손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