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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시현, '톱5' 만족

Posted March. 22, 2004 23:21   

골프는 동반자가 스코어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주말골퍼뿐만 아니라 세계 정상급 프로골퍼들도 마찬가지다.

타이거 공포증(Tiger Phobia)이 그렇다. 타이거 우즈와 챔피언조로 맞대결을 벌이는 선수는 주눅이 들어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자골프에서는 최강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공포의 대상. 이는 22일 미국 애리조나주 슈퍼스티션마운틴GC(파72)에서 열린 세이프웨이인터내셔널(총상금 12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입증됐다.

소렌스탐이 1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는 틈을 타 1타차까지 따라붙으며 내심 역전 우승까지 기대했던 안시현(코오롱엘로드)은 5오버파 77타로 부진,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2주연속 톱5에 만족해야 했다.

전날 6언더파 66타를 몰아치는 등 사흘연속 60타대를 쳤던 안시현이 똑같은 코스에서 하루 만에 11타나 더 친 원인은 무엇일까.

섭씨 36도의 더위와 시속 40km의 강풍, 백스핀이 안걸릴 정도로 바짝 말라버린 그린은 이유가 될 수 없다. 이는 소렌스탐에게도 마찬가지다. 원인은 소렌스탐의 기세에 눌려 자멸한 것. 기술이 아니라 정신력에서 진 셈이다.

사흘 내내 스리섬(3인 1개조)이었던 조편성이 최종 라운드에서 투섬(2인 1개조)으로 바뀐 것이 안시현에게는 치명타. 지척에서 세계최강의 샷과 코스매니지먼트를 지켜본다는 것은 올 시즌이 LPGA 데뷔무대나 다름없는 안시현에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안시현의 최종 라운드 기록(페어웨이 적중율 24%, 그린적중율 50%)에 그대로 나타난다. 전날까지 사흘 평균 페어웨이 적중률 76.6%, 그린적중율 75%(특히 1라운드 94%)를 기록했던 그가 아닌가.

소렌스탐은 파5홀인 최종 18번홀에서 아이언티샷, 3온1퍼팅으로 버디를 낚으며 18언더파 270타로 통산 49승째를 거뒀다. 이날 맞바람이 부는 홀에선 아이언티샷으로 페어웨이를 적중시킨 소렌스탐의 현명한 코스공략을 안시현에게선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미완의 대기 안시현에게도 소득은 있었다. 박빙의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우승하는 방법을 소렌스탐으로부터 배웠기 때문이다.

한편 코리안 군단은 올 시즌 두 번째인 이 대회에서도 우승문턱에서 좌절했지만 박지은(나이키골프)이 공동3위(11언더파), 박세리가 공동5위(9언더파)를 차지하는 등 톱5에 3명이 진입하며 돌풍을 이어갔다. 안시현과 신인왕 타이틀을 다툴 송아리(빈폴골프)는 천재소녀 미셸 위(한국명 위성미14)와 공동19위(2언더파)를 차지했다.



안영식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