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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식별구역 침범한 중폭격기, 사드 배치지 사정권에 넣었다

방공식별구역 침범한 중폭격기, 사드 배치지 사정권에 넣었다

Posted January. 11, 2017 08:47   

Updated January. 11, 201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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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폭격기 등 군용기 10여대가 9일 제주 남방 이어도 인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을 4∼5시간 기습 침범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우리 공군도 전투기 10여대를 긴급 발진시키는 등 이례적인 대규모의 침범과 대응이 전개됐다. 중국이 최신형 폭격기(H-6) 6대를 동원해 한국의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역인 경북 성주까지 사정권에 넣는 미사일을 탑재한 채 무력시위를 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

 군은 “자주 발생하는 일은 아니다. 신중하게 추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한국을 겨냥해 위협 비행을 했다기 보다는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 영토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에 대한 군사적 경고로 해석하는 듯하다. 그러나 한국으로선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중국 군용기는 지난해 1월과 8월에도 각각 2대, 3대가 KADIZ를 침범했고, 그때마다 군 당국은 군이 즉각 경고 교신을 보냈다고 밝혔다. 중국이 똑같은 방식의 도발을 세 번이나 했다는 것은 그만큼 만만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그제 오전에 일어난 일을 국민들이 하루 뒤 일본 보도를 통해 안다는 것도 문제가 있다.

 중국이 사드 배치와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으로 시끄러운 한국과 일본에 동시에 실력 행사를 해 한미일 군사협력 체제를 흔들어보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면 심각하다. 향후 이어도 해역은 한중, 미일중간 첨예한 군사대결장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후 중국의 동북아에 대한 군사적 무력행사는 노골적이다. 5일에는 일본 혼슈와 홋카이도 사이의 쯔가루 해협에 군함을 통과시키고 지난해 말에는 미 해군 무인 수중 드론 나포에 이어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 편대를 사상처음 평택 해군기지에서 400∼500km 떨어진 칭다오 앞바다에서 훈련시켰다. 남중국해 인공섬에 최대 500기 가량 최신예 대공미사일 배치도 추진 중이다. 미국도 남중국해로 항공모함을 보낼 예정이다. 미중 파워 게임에 한반도가 격랑에 휩싸일 것은 뻔하다.

 이런 상황인데도 지난달 한미일 차관보급 협의에서 한국은 미국과 일본이 제안한 3개국 공동 대잠수함 훈련에 대해 국내 여론을 의식 난색을 표명했다고 한다. 한국군의 북한 잠수함 탐지능력이 약해 해상 테러나 게릴라 공격,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합동훈련을 하자는 제안이었다는데 시기상조라며 거절했다는 것이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이 여론을 의식해 연합 군사훈련을 반대 결정을 내렸다면 안보가 최우선이라는 말은 하지도 말았어야 했다.



허문명논설위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