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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정일 집무실 위성 안테나

Posted January. 09, 201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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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집무건물 일대를 찍은 사진이 캐나다에서 발간되는 중국어 군사월간지 1월호에 실렸다. 1980년대엔 일본 NHK 등 6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설비가 있었는데 지금은 위성 안테나가 11개로 늘어있다. 한국 TV 수신용이 포함된 것도 확실하다. 김 위원장은 남한과 지구촌이 돌아가는 사정을 다 보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주민들을 고립시킨 채 유지하려는 세습전제체제가 세계 대세와 얼마나 동떨어진 것인지 알 것이다.

잡지에 소개된 평양역 북쪽의 집무건물이 김정일 처소는 아니다. 관저는 여러 개를 사용한다. 자주 가지 않는 곳엔 각종 시설을 해 상주처로 보이게 하고, 그가 머무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할 곳에서 지낸다. 이동은 위성에 찍히지 않도록 지하통로만 이용한다. 외부로는 자신과 닮은 가짜 김정일이 돌아다니게 한다는 첩보도 있다.

한미 정보기관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김 위원장의 동선() 추적이다. 노동신문과 중앙방송 등에 보도된 그의 방문처를 10여년 간 모아 분류하면, 자주 가는 곳과 하루 주간 월별 연간 동선이 나온다. 근접 경호원과 특각 경비원 등 비공개 탈북자의 진술을 모아 분석해보면 공개되지 않은 동선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 미국의 KH-12 첩보위성으로 찍어온 사진 정보를 보태면 유사시 은신할 장소도 대체로 윤곽을 드러낸다. 한때 한미 정보기관은 30분 차이를 김 위원장 동선을 완벽히 추적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핵개발과 관련해 긴장이 고조되면서 지금은 그 이상일 것이다.

국제 사회가 그토록 반대하는 핵개발에 매진하는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언제 어떻게 날아올지 모르는 순항 미사일이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고도()가 포함된 3차원 정보를 제공받아 건물 3층 안쪽을 목표로 찍어놓으면 3층 높이에서 뚫고 들어간다. 강력한 방탄 창도 무용지물이다. 토마호크의 탄두가 방탄 창에 부딪치면 폭발을 억제하는 지연()신관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탄두의 운동 에너지로 방탄창을 부수고 탄두는 안에 들어가 폭발한다. 하늘에서 샅샅이 들여다보고 있으니 아무리 땅 아래위로 숨어 다녀봐야 독안에 든 쥐다.

이 정 훈 논설위원 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