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 4년 내에 건강한 사람도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이식을 선택하는 ‘전환점’이 올 것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를 공동 창업한 서동진 뉴럴링크 부사장이 15일 서울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강연에서 한 말이다. BCI 기술은 뇌에 전극을 이식해 뇌파를 전기신호로 바꾼 뒤 컴퓨터와 정보를 주고받는 기술이다. 생각만으로 컴퓨터나 전자장비를 조작할 수 있는 해당 기술의 임상 대상이 지금은 사고나 질환으로 운동 능력을 잃은 환자에게 국한돼 있지만, 머지않아 건강한 사람도 뇌에 칩을 이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란 예측이다.
서 부사장은 머스크 CEO와 뉴럴링크를 공동 창업한 과학자 8명 중 한 명이다. 머스크 CEO를 제외하면 서 부사장이 현재 남은 유일한 창업자다. 서 부사장은 유년기 미국으로 이주해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에서 전기공학, 신경과학 분야 박사학위를 받았다. 2020년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간하는 ‘테크놀로지 리뷰’ 선정 ‘35세 이하 혁신가 35인’ 중 한 명에 꼽혔다.
이날 서 박사는 최종현학술원과 한국고등교육재단, 크래프톤이 공동 주최한 강연에서 뉴럴링크의 최신 임상 사례를 공개했다. 다이빙 사고를 당해 어깨 아래 전신이 마비된 미국의 놀런드 아르보 씨는 뉴럴링크의 첫 임상실험 대상자로 참여해 생각만으로 체스를 둘 수 있게 됐다. 서 박사는 “임상 참여자들이 하루 7시간 40분 동안 이 장치를 사용하고, 일부는 일주일에 100시간 이상 활용할 정도로 삶의 필수 도구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뉴럴링크에 따르면 현재 12명이 뉴럴링크 이식 시술을 받았다.
서 박사는 “뉴럴링크의 신호 전송 속도는 척수를 거쳐 근육을 움직이는 신호보다 10배 이상 빠르다”며 기존 인간의 반응 속도를 넘어서는 ‘초인간적 능력’의 실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뉴럴링크 사용자들은 뇌 신호가 척수와 근육을 거치지 않고 컴퓨터로 연결돼 비사용자들보다 더 빠른 반응 속도를 보였다. 서 박사는 “우리의 목적은 인간의 고통을 줄이는 것이지만 동시에 인간의 경험을 확장시킬 것”이라며 “스마트폰이 인간의 창의성을 확장했듯 뇌 인터페이스 기술이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종민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