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통상 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만남이 몇 달 안에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두 나라 모두 자국에서 회담을 개최하기를 원하는 등 장소를 둘러싼 양국의 이견이 커 실제 성사 가능성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있다.
두 정상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아직 대면하지 않았다. 두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직전인 올 1월 17일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취임 후 시 주석과 통화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올 6월 미국에서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모두 6월 태생인 만큼 두 정상이 ‘생일’이 낀 달에 회담을 개최하는 의미가 있다고 WSJ는 전했다.
반면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회담을 여는 방식을 원하고 있다. 시 주석이 미국에 간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중국이 굴복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지난달 20일 ‘올해 중국을 방문할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중국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며 방중 가능성을 거론했다.
회담이 개최된다면 핵심 주제는 양국의 관세 부과를 포함한 통상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달 4일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달 4일에도 10%의 관세를 또 부과했다. 중국 또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대두, 옥수수, 돼지고기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맞섰다.
이 외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의 원인으로 지목한 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도 주요 안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이 펜타닐 원료 단속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고, 중국은 부인하고 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또한 빠르면 다음 달 중국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중국은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끝난 직후인 다음 달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다면 자국의 ‘외교 승리’로 비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CMP 또한 회담 장소를 둘러싼 양국의 이견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플로리다주의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를 원하지만 중국은 미국 수도 워싱턴이나 중국 수도 베이징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김철중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