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한국계 10대 피겨 샛별 2명도 참사… 희생자 SNS엔 ‘태극기’

한국계 10대 피겨 샛별 2명도 참사… 희생자 SNS엔 ‘태극기’

Posted February. 01, 2025 07:24,   

Updated February. 01, 2025 07:24

ENGLISH

미국 수도 워싱턴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추락 참사 희생자 명단에 한국계 피겨스케이팅 유망주 2명이 포함돼 안타까움을 낳고 있다. 바로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노우드의 ‘보스턴스케이팅클럽’에 속한 스펜서 레인 선수(16)와 지나 한 선수(13)다. 두 사람은 사고 여객기에 동승했으며 역시 숨진 러시아 출신의 1994년 세계 피겨선수권 대회 페어 부문 우승자 예브게니아 시시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의 제자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CBS방송은 보스턴스케이팅클럽 관계자를 인용해 “두 선수가 각각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사고 여객기를 타고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전했다. 두 선수는 사고 여객기의 기착지인 중부 캔자스주 위치토에서 지난달 20∼26일 열린 피겨 유망주 대상 훈련 캠프에 참가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어린 시절 입양된 레인은 지난해 11월 동부 지역의 피겨 유망주가 겨루는 ‘2025 US 이스턴섹셔널스’에서 남자 싱글 부문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13세였던 2022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남자 싱글 부문 우승자인 중국계 미국인 네이선 천 선수를 보고 피겨스케이팅에 매료됐다. 유년 시절부터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한 동료들보다 훨씬 늦게 시작했지만 빠른 속도로 기량이 향상됐다. 2026년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의 미국 대표 출전도 점쳐졌다. 그는 이번 비행 직전 인스타그램에 사고 비행기의 탑승 사진을 올리며 집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알렸다. 자신이 한국계임을 강조하듯 해당 계정에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나란히 배치했다.

한 선수 또한 14세 미만의 ‘노비스 그룹’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유망주였다. 그는 ‘2025 US 이스턴섹셔널스’에서 여자 싱글 부문 4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선배 피겨 선수인 미샤 미트로파노프는 피플에 “한 선수는 내가 13세였을 때보다 훨씬 우수한 기량을 보유했다”며 애도했다. 한 선수의 어머니 정모 씨도 한국계였다.

국내 피겨계도 사망한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을 추모했다.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은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통해 “피겨계는 비탄에 잠겼다. 끔찍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모든 이들의 가족과 친구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 이날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열린 ISU 유럽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는 선수들과 관중이 이번 사고의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묵념을 했다.


임현석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