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2달 앞 지방선거, 지역비전 없는 ‘非호감 대선 연장전’ 안 된다

2달 앞 지방선거, 지역비전 없는 ‘非호감 대선 연장전’ 안 된다

Posted April. 01, 2022 07:48,   

Updated April. 01, 2022 07:48

ENGLISH

 6·1 지방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서서히 공천 경쟁에 돌입하는 양상이다. 민주당과 합당키로 한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어제 차례로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경기도는 최대 격전지의 하나로 꼽힌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에 맞서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 차출론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 정부 출범 20여일 만에 치러진다. 0.73% 포인트의 박빙 승부로 끝난 대선 민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일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당선인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기대감은 5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양쪽으로 갈라진 민심에 아직은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여야는 지방선거를 대선의 ‘연장전’으로 여기고 선거 전략을 짜는 듯한 모습이다.

 2017년 대선 이듬해 치러진 지난 지방선거에선 민주당이 광역단체 17곳 가운데 14곳을 차지했다. 이는 2020년 압도적 총선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난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발판으로 대선에서 가까스로 이길 수 있었다. 이번 지방선거는 그래서 여야 모두에게 물러설 수 없는 전장(戰場)인 건 맞다. 국민의힘이 승리하면 윤석열 정부는 국회 여소야대 상황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국정 드라이브를 걸 동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윤석열 정부는 시작부터 거대 야당의 입법 권력과 지방권력에 둘러싸여 맥을 못 출 수도 있다.

 민주당은 “사즉생의 각오로 당의 모든 인적 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한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 역할론도 끊임없이 나온다. 국민의힘도 “지방선거에서 지면 윤석열 정부는 식물정부가 될 것”이란 위기감이 상당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작 지역 균형 발전 등 지방선거 이슈는 온데간데없고 ‘중앙 정치의 지방화’ 현상이 더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 대선 때 당내 경선에 나섰다가 패배했거나 대선 직전 사퇴한 인물들이 대거 도전장을 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심지어 서울에서 정치활동을 해오다 해당 지역과의 ‘억지 인연’을 내세워 공천을 받으려는 이들도 있다.

 1995년 이래 8번째 지방선거다. 지방이 중앙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다. 그렇다 해도 지방선거 고유의 영역이 있다. 대선 2차전으로만 흘러선 안 된다. ‘비호감 대선’에 이은 ‘비호감 지방선거’란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남은 기간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비전 대결로 승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