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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최대 도서관 화재로 고문서 잿더미..."인류문화의 체르노빌 참사"

러시아 최대 도서관 화재로 고문서 잿더미..."인류문화의 체르노빌 참사"

Posted February. 02, 201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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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가장 큰 도서관에 불이 나 출간된 지 수백 년이 지난 장서와 고문서 약 100만 점이 불탔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모스크바 남부 사회과학정보연구소(INION) 도서관 3층에서 불이 나 2000m에 이르는 면적이 전소됐다고 전했다. 1000m의 지붕도 무너졌다.

1918년 세워진 이 도서관은 러시아에서 가장 많은 장서를 보유한 데다 1700년대부터 영국, 이탈리아, 미국에서 건너온 법학 관련 문서도 보관하고 있다. 출간된 지 400년이 지난 유럽, 아시아 지역의 도서나 중세 슬라브어로 된 희귀 문서 등 이 도서관에 보관된 저작은 모두 1420만 권에 이른다.

소방차 38대와 구조인력 147명이 동원됐지만 불은 25시간이 지나서야 꺼졌다. 이 과정에서 약 100만 점의 책과 문서가 불에 타거나 화재 진압을 위해 뿌린 물에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기장치 누전이 원인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소의 블라디미르 포르토프 소장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저작들이 불타 없어진 이번 사건은 체르노빌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해 이번 일을 러시아 문화계의 체르노빌로 빗댔다. 체르노빌 참사는 1986년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누출된 사고로 7000여 명이 죽고 43만 명이 여전히 후유증을 앓고 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