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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혈통 김정철-김여정 무슨 역할 맡을까

백두혈통 김정철-김여정 무슨 역할 맡을까

Posted December. 19, 2013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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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처형 이후 북한의 권력 구도가 요동치는 가운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이외에 백두 혈통을 물려받은 로열패밀리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정은의 형인 김정철과 여동생 김여정은 17일 보도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2주기 중앙추모대회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현장에 모습이 잡히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추모대회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북한이 장성택 처형을 계기로 백두 혈통을 연일 강조해 이번 추모대회에는 로열패밀리가 김정은과 함께 등장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지만 여전히 공식 석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분간 김정은을 제외한 백두 혈통들이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금 북한은 김정은의 유일 영도체계를 확립하는 중요한 과정에 있다. 형제들의 등장은 오히려 대내외의 관심과 주민들의 충성을 분산시키는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정은의 형이면서도 3대 세습을 이어받지 못한 김정철의 역할은 앞으로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철은 조용하고 내성적으로 정치에 무관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철이 장성택 숙청을 주도했다는 일부 보도도 있었지만 그 정도 권한이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특정한 직책 없이 김정은에 대한 사적인 조력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여정은 현재 백두 혈통 중 유일한 후견인인 고모 김경희 당 비서가 사망한 이후 그 역할을 물려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김여정은 지난해 11월 북한 매체를 통해 김정은 김경희와 함께 말을 타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현재 공식 직함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당 비서실 또는 선전선동부 과장으로 김정은의 의전을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여정을 실제 만나본 해외 인사들의 말에 따르면 아직 나이가 어려 공식 석상에 나설 정도로 훈련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김정은의 스케줄을 챙기며 자연스레 북한 내부 상황을 배운 뒤 향후 당의 주요 직책을 맡는 등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