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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빙속 모두 태극마크 도전

Posted July. 30, 20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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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금메달 후유증이다. 다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는 목표의식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승훈(22한국체대사진)은 처음 나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을 때였다. 28일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만난 이승훈은 다시 스케이트화를 조이고 있었다. 그에게 올림픽 후유증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가 더 많아요

그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가장 힘든 목표를 이뤄 기쁘지만 다른 목표가 더 많이 남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쇼트트랙에서도 국가대표가 돼 금메달을 따고 싶다. 쇼트트랙 선수 시절 많은 대회에 나가 메달을 땄지만 아시아경기와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9월 쇼트트랙, 10월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선발전에 모두 도전할 계획이다. 아직 두 종목 모두에서 메달을 딴 선수는 해외에서도 없다. 그는 세계 최초가 되고 싶다. 분명 힘들겠지만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대표선발전이라는 고비를 넘기면 다음 목표는 내년 카자흐스탄 겨울아시아경기 금메달이다. 그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내년 겨울아시아경기에서 성적이 신통치 않으면 분명 나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런 쓴소리도 다음에 더 잘 준비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메달 영상 수천 번 봤어요.

캐나다에서 한국에 돌아온 뒤 그가 가장 많이 본 것은 자신이 금메달을 딴 동영상이다. 그는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컴퓨터나 휴대전화에 동영상을 저장해서 수천 번은 본 것 같다. 그때의 느낌과 자세 등을 보면서 이미지트레이닝을 한다. 최고의 동기 부여 영상이라고 말했다.

금메달을 딴 뒤 칭찬도 그에게는 자극제가 됐다. 그는 한국에 와서 훈련하기 싫을 줄 알았는데 더 열심히 하게 된다. 누가 칭찬을 하면 더 이를 악물고 하는 스타일이라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딴 뒤 바뀐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하자 그는 여러 가지를 말했다. 자신감, 경제력, 주변 관심 등을 말한 뒤 그는 나쁜 것은 하나도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 언제까지 스케이트화를 신을지 묻자 그의 대답은 명쾌했다. 아직 할 것이 많아요. 이제 운동이 더 재미있어 졌어요.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