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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 성장률 전망 4.6 5.2% 상향

Posted April. 13, 201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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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통행량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고 유가가 오르고 있는데도 휘발유에 쓰는 돈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통행료를 올려 휘발유 사용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할 정도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3월 경제지표가 지난해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실제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은 높은 성장률과 낮은 물가상승률, 늘어난 고용을 보이며 경제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갖게하고 있다. 하지만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경제지표와 달리 서민, 중소기업이 느끼는 체감경기 사이는 아직도 냉랭하다. 지표에 드러나고 있는 경기 회복의 온기가 서민과 중소기업들에게까지 번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은 7.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당초 정부가 예상했던 7.0% 안팎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로 분기별 성장률을 기준으로 할 때 카드사태가 일어나기 전인 2002년 4분기(8.1%)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경제가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음을 알리기에 충분한 수치다.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높아진 것은 경제 성장의 두 축인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빠르게 회복된 덕분이다. 상품 수출은 세계경제 회복으로 지난해 4분기 사실상 제로성장(0.3%)에서 1분기 21.4% 성장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경제 성장의 원동력인 설비투자 성장률도 스마트폰 열풍에 따른 IT경기 회복으로 지난해 4분기 2.3%에 그쳤던 것에서 올 1분기 28.0%로 크게 뛰어올랐다. 민간소비 역시 2009년 같은 기간에 비해 6.3% 높아졌다.

이에 따라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향조정됐다. 지난해 12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4.6%로 예측했던 한은이 4개월 만에 성장률 전망치를 5.2%로 수정한 것이다. 올해 전 세계 경제전망치인 3.5%보다 1.7%포인트 높다.

이상우 한은 조사국장은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진 가장 큰 이유는 세계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빠르기 때문이라며 작년 12월과 비교할 때 세계 경제 회복이 더욱 뚜렷해지고 선진국 중심으로 세계교역 신장세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서민과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거꾸로다. 한은이 전국 56개 도시지역 2159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달 25일 발표한 3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10으로 두 달 연속 떨어졌다.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109) 이후 최저치다. 그만큼 앞으로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경기 흐름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 결과에선 512개 제조업체 가운데 절반이상(52%)가 현재의 경기회복 수준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50% 미만이라고 답했다.

경제 지표와 체감경기의 불일치는 고용불안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은은 이날 올해 경기지표 호조로 취업시장이 회복된다고 해도 금융위기 이전수준으로까지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취업자 수가 24만 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는 2007년 취업자수 28만 2000명에는 미치지 못한다.

결국 경기지표의 호조가 체감경기로 이어지기 위해선 꾸준한 성장을 통해 민간 자생력이 회복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경기 양극화가 해결되기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하고 구인 구직의 불일치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병기 홍수용 weappon@donga.com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