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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주식대박 집착증

Posted January. 07, 201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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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튼은 주식투기로 천당과 지옥을 다 맛보았다. 뉴튼은 네덜란드 튤립 투기 거품, 프랑스 미시시피회사 거품과 함께 초기 자본주의 3대 거품의 하나인 영국 남해()회사 주식투기로 한때 7000파운드를 벌었다. 주가가 더 오르자 너무 빨리 주식을 팔았다는 생각에 다시 사들였지만 거품이 꺼지면서 2만 파운드를 잃었다. 그는 오랫동안 남해회사의 남(South)이란 글자만 봐도 얼굴이 굳어졌다고 전해진다.

주식투자에서 대박을 노렸다가 쪽박을 찬 사례는 셀 수없이 많다. 내로라하는 석학들도 별 수 없었다. 1928년 미국 최고의 경제학자로 꼽히던 어빙 피셔는 주가가 영원히 하락하지 않을 고지()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피셔는 예측대로 행동해 대량의 주식을 사들였으나 대공황이 터지면서 무려 800만1000만 달러를 날렸다. 상대성원리로 유명한 앨버트 아인슈타인도 1921년 노벨상 상금 2만8000 달러를 주식에 투자했다가 대공황으로 원금을 거의 까먹었다. 세계적 경제학자 중 주식투자로 재미를 본 사람은 데이비드 리카도와 존 메이너드 케인스 정도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활기를 띠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주식투자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었다. 깡통의 추억은 어느덧 잊은 듯 이번에는 대박을 내겠다고 벼르는 사람도 많다. 전문가들은 주식투자의 적정 기대수익률을 금리+나 채권 수익률의 약 2배로 본다. 현재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4%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연 810% 정도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배가 부르지 않는 투자자가 많은 게 현실이다.

주가의 흐름이 어떻게 급변할지는 누구도 모른다. 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나는 매우 운이 좋았다고 털어놓았다. 미국의 전설적 금융인 J. P. 모건은 주가와 관련해 명확히 알 수 있는 것은 주가가 달라진다는 것뿐이라고 했다. 우량주 장기투자는 개인재산 증식에도, 전체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기대수익률을 너무 높게 잡아 단기간에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집착은 금물이다. 적당한 수익에 만족하지 못하고 과욕을 부리는 투자 행태는 화()를 부르기 십상이다.

권 순 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