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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금감원 투자손실 책임 공방

Posted October. 24, 200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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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우리은행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과 관련해 중징계를 받은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금융감독 당국의 책임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향후 보완책으로 예금보험공사가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회사를 감독하는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황 전 회장은 자신이 2007년 3월까지 우리은행장으로 재임할 때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 투자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으며 투자 사실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우리은행 투자금융(IB)사업단에 좀 더 선진적인 상품에 투자할 것과 AAA등급에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며 IB사업단이 CDO와 CDS에 투자한 것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 당국의 책임을 묻는 민주당 신학용 의원의 질문에 황 전 회장은 제가 책임이 있는 만큼 당국도 책임이 있고, 제가 책임이 없는 만큼 당국도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감독 당국은 책임을 안 지는데 자신만 징계를 받은 것이 억울하다는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금융감독위원장 시절 IB 투자를 강조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 투자금융을 키우는 당국의 방향은 시의적절했고 투자가 잘못된 것은 실무자 책임이기 때문에 윤 장관의 책임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감독 당국의 책임을 따지면서도 황 전 회장이 실무 투자 내용은 몰랐다 퇴임 이후 천재지변 위기가 발생해 손실이 났다는 등 변명성 설명으로 일관한 데 대해 강하게 질책했다. 민주당 신건 의원은 우리은행 사건에 대해 황 전 회장은 밑에서 다 알아서 했다는 식으로 변명만 하고 있다며 도대체 은행장이 뭐하는 사람인가.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장으로 있으면서 리스크 관리의 책임을 다해야 하는데 전혀 하지 않고 아랫사람에게 책임을 미루는 게 가능한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김종창 금감원장은 당국이 IB 투자를 장려하긴 했지만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전제가 있었고, 파생상품 리스크 관리에 대해서도 제도와 모범기준을 만들고 수차례 일관되게 지도했다며 황 전 회장이 그런 절차를 다 무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문병기 정재윤 weappon@donga.com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