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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운찬 후보자, 세종시 설계변경 소신 돋보였다

[사설] 정운찬 후보자, 세종시 설계변경 소신 돋보였다

Posted September. 22, 2009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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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첫날 최대 쟁점은 세종시 문제였다. 정 후보자는 (세종시 건설은) 국가 전체로 봐서 행정적 비효율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훌륭한 답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지만 자족도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더 했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총리에 내정된 직후인 3일 경제학자의 눈으로 보기에 (세종시 원안 추진은) 효율적 방안이 아니다며 원안 재검토를 밝혔던 소신을 그대로 유지했다.

충남 출신이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지지하는 경제학자이면서도 세종시에 자족적 문제가 있어 보이니 논의를 해보자고 운을 뗀 정 후보의 자세는 청문회에서 돋보였다. 청문회에 앞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세종시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총리 개인의 소신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집권당의 책임 있는 자세로 보기 어렵다.

세종시 건설은 해방후 최대의 포퓰리즘적 정책이라는 비판이 전문가 집단에서 나온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충청표를 겨냥해 즉흥적으로 내놓은 수도 이전 공약이 위헌 판결을 받으며 더 악성의 수도 분할로 변형됐다.

어제 출간된 노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서 세종시는 주요정책으로 언급돼 있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균형발전정책으로 행정도시 혁신도시,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에 관해 언급하면서도 세종시는 생략했다. 세종시가 원안대로 가기 어렵다고 본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치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노 정부 최대의 대못질을 회고록에서 빠뜨린 이유가 궁금하다.

정 후보자는 세종시 건설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반드시 원안대로 건설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 절반의 면적(297km)에 9부2처2청을 비롯한 35개 기관의 공무원과 그 가족, 주변상가와 학교에서 일할 사람까지 합쳐도 인구 5만여 명을 채우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종시의 공무원들은 단신() 부임하거나, 고속철도가 생기면 출퇴근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논리로 추진된 세종시가 막대한 돈만 낭비하고 자족기능을 갖추지 못한채 행정 비효율만 초래하게 될 것이라면 원안대로 사업을 계속 하고 있을 이유가 없다.

세종시 건설에 쓰일 총 사업비 22조5000억원으로 국가의 효율성과 충남의 발전의 발전을 위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정 총리 후보자가 충남 주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세종시의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는데 적임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