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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 사실상 마감 의원들 입법 성적표

Posted March. 03, 2008 03:00,   

한승수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를 끝으로 사실상 활동을 마감한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법률안을 143건 발의해 299명의 의원 중 최다 발의자로 기록됐다.

17대 국회의원 299명이 4년 동안 발의한 법률안은 모두 6345건으로 1인 평균 21.2건을 제출했다. 국회의원 한 명이 1건의 법률안을 제출하는 데 평균 68일이 걸린 셈이다.

한나라당 비례대표 입법활동 왕성

국회 인터넷 홈페이지 의안 통계에 따르면 법률안 대표 발의를 기준으로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90건의 법률안을 발의했고 엄호성(82건), 이성구(75건), 김석준(73건), 박찬숙(72건), 정성호(66건), 이계경(61건), 이성권(57건) 의원 등의 순이었다.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에 임명돼 최근 의원직을 사퇴한 박재완 전 의원은 74건을 제출했다. 상위 10명 중 한나라당 소속이 9명이고 통합민주당 1명(정성호)이다.

최다 법률안 발의자인 안명옥 의원을 비롯해 이성구 박찬숙 이계경 의원 등 한나라당 비례대표 초선 의원들이 4명이나 법률안 제출 상위 10명에 포함됐다. 박재완 전 의원까지 포함하면 5명이다.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은 21명으로 재적 의원의 14분의 1 정도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매우 왕성한 입법 활동이다.

4년간 통과시킨 법률안 6건 이상은 25명

17대 국회에서 가결된 법률안 1873건만 놓고 보면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이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같은 당 김석준(20건), 안명옥(14건) 의원 등의 순이었다. 안 의원의 경우 한나라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지난해 8월 이후 가결 23건이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 기간 중 당론으로 정해진 법안 상당수를 원내대표의 이름으로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한나라당 이성권,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이 각각 13건, 민주당 강창일 의원 11건,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 10건 등이다. 4년간 통과시킨 법률안이 6건 이상인 의원은 25명에 불과했다.

일부 의원은 의정 활동기간 짧아

7명의 의원은 17대 국회의원 임기 동안 법률안을 단 한 건도 제출하지 않았다. 통합민주당 김근태 이인제 김종인 김송자, 한나라당 이원복, 자유선진당 조순형, 무소속 이해찬 의원 등이다.

이 가운데 김송자 의원은 2006년 9월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했고, 조순형 이원복 의원은 각각 2006년 7월과 10월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돼 17대 국회 활동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선수 높아질수록 발의 법안 줄어

의원 임기 4년 동안 월 평균 1건 이상, 총 48건 이상의 법률안을 발의한 의원은 15명이었다. 이 가운데 초선 의원이 16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재선과 3선이 각각 2명이었다. 선수가 높아질수록 주로 정치에만 관심을 쏟고 국회의원 본연의 임무인 입법 활동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단적인 사례다.

반면 연 평균 1건 이하, 총 4건 이하의 법률안을 발의한 의원은 59명으로 의원 5명에 한 명꼴이었다. 120명은 4년 동안 10건 이하의 법률안을 제출했다.

의원 입법안은 5건 중 4건 부결

17대 국회에서 제출된 법률안은 모두 7446건으로 이 가운데 25.2%인 1873건이 통과됐다. 299명의 의원들이 한 달 평균 39건의 법률안을 의결한 셈이다. 16대 국회는 945건, 15대 국회는 1120건을 통과시켰다.

17대 국회에서 의원 발의 법률안은 6345건 중 1316건(통과율 20.7%)이 통과됐고 정부 발의는 1101건 중 557건(50.6%)이 의결됐다. 정부가 제출한 법률안은 둘 중 하나가 정식 법률로 공포된 반면 의원들이 낸 법률안은 평균 5건에 4건꼴로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의원들의 입법 능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겉으로는 의원 발의 법안이지만 정부가 사실상 법안을 만들어 소관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 이름으로 국회에 제출하는 관례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의원 발의 법안의 실제 통과율은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4년 동안 부결 또는 폐기, 철회된 법률안은 2264건이고, 아직 계류 중이어서 17대 국회 임기가 종료되는 5월말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은 법률안은 3309건으로 집계됐다.



윤종구 이혜민 jkmas@donga.com behapp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