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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당선인 충실히 조사

Posted February. 19, 2008 03:11,   

정호영 특별검사팀이 17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방문 조사함에 따라 이 당선인 관련 특검 수사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한 차례 연장된 수사 시한(23일)이 일주일도 안 남은 시점에서 이뤄진 이 당선인 조사는 어차피 수사의 마지막 방점이었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 방문 조사는 수사 마무리 수순=이 당선인 측은 당초 서면 조사를 희망했다. 특검팀이 제안한 소환 및 방문 조사는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는 데다 경호상 문제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조사 방식을 놓고 더는 시간을 끌 수 없다는 게 부담이었다.

특검팀은 지난해 검찰이 이 당선인에 대한 서면 조사에 그친 점이 논란의 불씨가 된 사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떤 형식으로든 대면 조사가 필요했다는 얘기다.

결국 이 당선인 측은 제3의 장소에 특검팀의 방문 조사를 수용하는 쪽으로 절충점을 찾았다. 장소는 서울 성북구 한정식집 삼청각이었다.

조사는 수사팀이 미리 준비해 온 질문에 이 당선인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조사가 끝나자 이 당선인은 조서에 직접 날인을 했다.

특검 관계자는 18일 이 당선인이 진지하고 성실하게 답변을 했다며 준비를 철저히 해서 3시간의 조사 시간이 부족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 관련 의혹 무혐의 결론 낸 듯=특검팀은 이 당선인 조사를 바탕으로 그동안 수사 결과를 정리하며 보고서 작성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 주변에선 이 당선인 관련 혐의 대부분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는 관측이 많다.

김학근 특검보는 18일 이 당선인을 (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피내사자 신분으로 조사해 진술 조서를 받았다며 혐의 사실이 드러나 기소할 경우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더 불러 신문 조서를 받아야 하지만 이 당선인을 피의자로 부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특검은 당선인 조사에 만족한다. 충실히 조사가 됐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을 피의자 신분으로 추가 조사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BBK 주가 조작 사건의 경우 김경준 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 데다 미국 법원에서 김 씨의 사기 및 횡령 혐의를 인정하는 1심 판결까지 나와 김 씨의 단독 범행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특혜 분양 의혹에 관련해서도 이 당선인의 연루 사실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대신 한독산학협동단지가 분양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일부 혐의만 확인됐다는 후문이다.

정 특검이 규명하겠다고 별러 온 다스와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 실소유주 문제가 남은 쟁점이다. 검찰은 지난해 도곡동 땅은 제3자 소유라고 모호하게 발표해 논란이 됐다.

조사 결과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특검팀의 수사 결과는 수사 시한 직전인 22일경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특검팀은 이 수사 결과를 노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번 수사가 이 당선인을 겨냥한 만큼 최종 보고 대상을 노 대통령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종식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