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 말라고 얘기할 수도 없고.
프로농구 오리온스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승엽 얘기가 나오자 한숨을 쉬었다. 바로 남모르는 이승엽 징크스가 있기 때문.
이승엽(32요미우리)은 알려진 농구광이다. 고향 팀 오리온스의 대구체육관을 자주 찾는다. 오리온스 김승현, 김병철과도 친분이 있다.
지난해 12월 27일 대구에서 만난 이승엽은 요미우리의 4번 타자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천진난만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기자석 맨 가장자리에 슬그머니 앉은 이승엽은 오리온스가 뒤지자 책상을 탕탕 치며 아쉬워했다. 기자들이 받는 기록지를 받아서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다. 농구에 대한 열정은 마니아 수준이었다.
경기 후에는 코트에 나서 3점 슛을 던지거나 레이업 슛을 하며 장난을 쳤다. 폼은 엉성했지만 골은 제법 들어갔다. 구단 관계자는 직원들과 함께 공을 두 번 튕긴 뒤 골을 넣는 투 바운드 내기를 한 적도 있다. 1000원짜리 내기였는데 죽기 살기로 하더라면서 웃었다.
그러나 오리온스는 동향 스타인 이승엽의 방문이 달갑지만은 않다. 이상하게도 이승엽이 올 때마다 지는 징크스가 있기 때문. 이날도 오리온스는 27점 차로 크게 졌다.
최근 김승현의 복귀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오리온스가 탈 꼴찌와 함께 이승엽 징크스를 깰지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