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September. 13, 2007 03:25,
가짜 예일대 박사 신정아(35여) 씨가 지난해 8월과 9월 두 차례 청와대를 방문했으며, 그중 한 차례는 변양균(58) 전 대통령정책실장을 만나기 위한 목적이었던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이 방문자 기록을 확인한 결과 신 씨는 지난해 9월 변 전 실장의 집무실에서 변 전 실장의 보좌관과 만나 변 전 실장의 개인 소장용 그림에 대한 디스플레이를 조언했다.
이때 신 씨는 면회 신청서의 피면회자란에 변양균이라고 적었지만 변 실장은 만나지 못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당시는 변 전 실장이 기획예산처 장관에서 대통령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지 2개월쯤 되는 때다.
이에 따라 신정아 게이트를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부장 백찬하)는 다 복구된 e메일 내용을 토대로 신 씨의 청와대 방문 경위와 변 전 실장의 신 씨 비호 의혹을 파악하기 위해 변 전 실장을 곧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앞서 신 씨는 지난해 8월에도 알고 지내던 정부 부처 공무원 A(전 대통령행정관) 씨와 함께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행정관 B 씨를 만나 청와대 경내를 둘러봤다.
검찰은 변 전 실장을 상대로 신 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 과정 및 가짜 학위 무마에 관여했는지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으로 신 씨를 선임하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신 씨가 근무했던 성곡미술관의 후원금 모집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변 전 실장의 통화기록 및 자택, 임시 주거지였던 종로구 호텔 등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이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하고, 신 씨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미 이뤄졌다며 기각하자 검찰은 영장을 12일 재청구했다.
검찰은 또 변 전 실장이 기획예산처와 청와대 근무 시절 사용했던 컴퓨터를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한갑수 전 광주비엔날레재단 이사장과 신 씨가 근무했던 성곡미술관의 전시회를 후원했던 대기업 관계자들을 이날 소환 조사했다.
서울서부지검 구본민 차장은 조계종 사찰 주지들이 문화재보존비 명목으로 받은 돈 일부를 신 씨에게 전달했다는 보도는 계좌 추적 결과로는 확인된 게 없다고 밝혔다.
한편 변 전 실장이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재직하던 2005년 4월 홍기삼 전 동국대 총장의 제자인 소설가 이모(43) 씨가 기획예산처 장관정책보좌관에 임명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 씨가 장관정책보좌관에 임용된 직후 동국대에서 신 씨의 교수 임용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고 신 씨는 2005년 8월경 조교수 임명이 확정됐다.
이에 대해 이 씨는 12일 아마 (홍 전 총장이) 부탁을 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말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채용이 결정되고 나서 홍 총장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