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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카르자이 위협만 퍼부었다

Posted August. 08, 2007 03:02,   

한국인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은 7일 성명을 내고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를 맞교환하자는) 우리들의 요구에는 변함이 없으며 이를 들어주지 않으면 끔찍한 결과를 받게 될 것이다고 위협했다.

이 성명은 6일 끝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탈레반의 첫 공식 반응이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탈레반에 어떤 양보도 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탈레반은 이날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를 통해 발표한 지도자위원회 명의의 성명에서 그들(부시 대통령과 카르자이 대통령)은 전투사령관처럼 위협만을 퍼부었다며 지난 6년간 말해 왔던 것을 반복했을 뿐 상황을 개선시킬 새로운 제안을 내놓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탈레반 측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성명을 발표한 뒤 한국인 인질과 관련한 탈레반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인질들을 살해할 것이라고 거듭 위협했다.

그러나 물라 사비르 가즈니 주 탈레반 사령관은 이날 아미눌라 칸(가명) 본보 현지 통신원과의 통화에서 몸이 아픈 여성 (탈레반) 수감자와 아픈 인질을 우선 맞교환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고 칸 씨가 전했다.

칸 씨는 사비르가 교환 숫자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여성 대 여성, 환자 대 환자의 교환 방식을 염두에 두고 태도를 완화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남성 인질의 경우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당초 탈레반 고위급 수감자와의 인질 교환을 요구하던 탈레반 측이 점차 요구 수준을 완화하는 데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탈레반과의 대면 접촉 추진 상황에 대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 장기, 단기는 상대적인 것이라며 과거 유사 사례도 평균 35일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6일 유엔본부 앞 광장에서 한인 단체 주관으로 열린 집회에 보낸 성명에서 한국인 인질의 무사 귀환을 위해 부시 행정부, 아프간 정부, 국제사회가 한국 정부와 공동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동근 조수진 gold@donga.com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