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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적 차원과 특정사 선별지원은 달라

Posted July. 07, 2006 03:28,   

신문발전위원회(위원장 장행훈이하 신발위)가 4일 신문발전기금 157억 원의 우선지원대상자로 12개 언론사를 선정해 발표한 뒤 지원 대상과 선정 기준의 적정성을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157억 원 중 시설 도입 등에 사용되는 150억 원은 연리 3%의 2년 거치 3년 상환 조건이며, 나머지 7억 원은 상환 의무가 없는 직접 사업비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친여 성격의 신문과 인터넷언론에 지원 대상이 편중돼 있고 지원 기준도 자의적이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신발위는 5일 객관적 기준에 따라 대상을 선정했다며 반론을 냈다.

유례없는 개별 신문사에 대한 선별 지원=신발위는 공적 기금을 지원 받은 언론사가 권력 감시와 비판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기존에도 신문사들이 신문판매 부가세 면제, 우편료 감액, 윤전기 도입 시 관세 감면, 취재비 면세 등의 혜택을 받아 왔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미 지원을 받아 왔는데 추가 지원을 받는다고 권력에 대한 감시 기능이 무뎌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언론학자들은 신문산업 전체에 주는 지원과 일부 신문에 대한 선별 지원을 같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한다. 신문산업 육성을 위해 전체 신문사에 혜택을 주는 것은 각 신문의 논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개별 신문사를 특정 기준에 따라 선정해 혜택을 줄 경우 해당사의 보도 내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정진석(언론학)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는 신문의 공공적 성격을 감안해 업계 전체에 대한 공익적 지원은 어느 나라에서나 하고 있지만 개별 신문사를 심사해 차등 지원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기금 지원 선정기준의 모호성=신발위는 신문법의 편집위원회 설치 운영 사회적 책임 공정성 준수 조항 등을 근거로 지원 대상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9일 헌법소원이 제기된 이들 조항에 대해 임의조항이거나 선언적 규정으로서 구속력이 없다며 각하했다. 따라서 임의조항이나 선언적 규정으로 간주됐던 이 항목이 지원 대상을 정하는 데 실질적인 구속력을 발휘한다면 다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발위는 사회적 책임 공정성 조항의 세부사항으로 명예나 권리를 침해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는지 지역감정을 조장했는지 시민단체나 학계로부터 편파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받았는지를 평가하도록 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신문윤리위원회의 지적이나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 또는 시정권고 등을 구체적 심사 자료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느 정도 물의를 일으켜야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는지를 질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정치적 편향성을 띤 일부 언론운동단체가 특정 신문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기준을 객관적인 지표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발이 적지 않다. 언론중재의 경우에도 정부 기관이 정부정책에 비판적인 일부 신문을 타깃으로 중재 신청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객관적 기준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문발전위의 정체성=정부기구가 아니라 여야 신문협회 언론학계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인사가 참여하는 독립기구라는 것이 신발위의 주장. 하지만 문화관광부 장관이 신발위 위원 3명을 임명하고 위원 전원을 위촉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롭기는 어렵다. 신문협회 언론학계 야당 몫으로 추천된 3인을 제외하면 정부 측 인사 6명이 포진해 정부 의도대로 의사결정을 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서정보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