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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고사 잇단 연기 학사일정까지 삐끗

Posted June. 27, 2006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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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의 급식사고로 전국 102개 학교의 급식이 중단된 가운데 일부 학교는 학사 일정에 차질을 빚는 등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26일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16일 이후 발생한 환자는 23개 급식소(30개 학교) 2314명으로 서울 17개교 681명, 인천 9개교 1398명, 경기 4개교 235명 등이다.

CJ푸드시스템이 직접 급식을 운영하거나 식자재를 공급하는 102개교 가운데 82개교가 학생들에게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조치했으며 20개교가 단축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일부 학교는 기말고사 일정을 종전 계획보다 늦추기로 하는 등 학사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학사 일정 차질=서울 숭의여고와 염광고, 인천 청천중과 계산여중 등은 기말고사를 며칠씩 늦췄다.

이들 학교는 급식사고로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데 따라 기말고사를 2, 3일 연기하고 이에 따라 여름방학도 늦추기로 했다.

또 일부 고교는 저녁 식사를 해결하지 못해 야간 자율학습이 중단 위기에 몰리는 등 학생들이 학습에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실제 서울 중앙여고는 평소 300400명씩 참여하는 자율학습이 파동 이후 150여 명으로 급감했다.

중앙여고 이규봉 교장은 학교 측에서 식사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학생들에게 학교에 남아 공부하라고 말하기가 무척 난감하다며 학습 시스템이 한번 무너지면 다시 세우기가 무척 어려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서문여고 학부모 최모(45여) 씨는 저녁 급식이 제공되지 않아 학교에서 아예 야간 자율학습을 중단했다며 입시를 앞둔 고교 3년생들은 한창 공부해야 하는 시기인데 대학 진학에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학생 불편도 여전=급식 중단 나흘째를 맞아 학생 대다수가 도시락을 싸와 한때 학생들이 점심식사를 해결하지 못해 수업이 미뤄지는 등 혼란을 빚은 지난주에 비해 한결 안정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생활이 어려워 정부 지원으로 급식을 받아온 중식지원 대상 학생들이나 형편상 도시락을 싸올 수 없는 학생들의 불편은 여전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급식중지명령을 내린 학교의 중식지원 대상 학생에게 1인당 3000원짜리 인근 식당 식권과 농산물과 바꿀 수 있는 상품권을 지급하도록 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따라 일부 학교는 중식지원 대상 학생들에게 학교 인근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식권을 지급하고 있으나 자신의 어려운 가정 형편이 알려질 것이라고 우려한 학생들이 아예 점심 식사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서울 K고 윤모(15) 군은 학교에서 식권을 나눠 줬지만 가정 형편이 어렵다는 소문이 날까 창피해 아예 점심을 굶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교생 최모(16) 군도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상품권이 있더라도 도시락을 싸오기 어려운 상태라며 당분간 매일 학교 밖에 나가 점심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