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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미경고내용 10개월간 숨겨

Posted April. 12, 2006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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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0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위조지폐 문제를 처음 거론하며 사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으나 한국 정부가 이 사실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고 인터넷 매체인 오마이뉴스가 11일 보도했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자체적으로 입수한 한미 정상회담 대화록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부 안팎에서는 정상회담 회의록 같은 중요 국가 기밀문서가 또 다시 유출된 데 대해 심각한 기강 해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위조지폐 만들면 감옥에 보낸다=이 대화록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만난 노무현() 대통령에게 또 다른 문제는 북한의 각종 불법행위(illicit business)들이다며 그들은 10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매우 잘 만든다. 최근에도 위조지폐 범인을 잡았는데 미국에서는 위조지폐를 만들면 감옥에 보낸다며 위폐 제조에 대한 사법처리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또 가장 우려되는 것은 (핵물질의) 확산인데 핵무기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다른 곳에 팔아넘겨 더티 밤(dirty bomb 방사능물질을 이용한 소형 폭탄)이 만들어지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핵물질 제조 및 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그래서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외교가 우선이며 최후의 수단으로 안전을 위해 필요할 경우에는 군사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나는 북한에 군을 투입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중요한 것은 애매한 신호들(mixed signals)을 보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애매한 신호는 애매한 발표(mixed statement)로 이어진다며 한미 양국이 북한 핵 문제와 불법행위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낼 것을 주문했다.

부시, 남북대화 유용성 평가=회담 직후 청와대와 정부는 언론에 발표한 공식 브리핑에서 부시 대통령이 처음으로 위폐와 더티 밤 제조 등 북한의 각종 불법행위를 거론한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부시 대통령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는 점만 부각시켰다.

당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부시 대통령이 남북대화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에 긴요하며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유용한 통로로서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했지만 부시 대통령은 남북대화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오마이뉴스는 보도했다.

청와대, 문건의 진위에 대해 언급 안 해=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관련 기밀문서과 대외비인 국정상황실 회의록 유출 등으로 한차례 보안파동을 겪은 청와대는 또 다시 기밀 중의 기밀이라고 할 수 있는 정상회담 회의록이 나오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만수() 청와대대변인은 지난해 11월 불법 입수해 보도한 바 있는 문건을 다시 짜깁기한 내용으로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으나 문건의 진위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정연욱 윤종구 jyw11@donga.com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