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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섭, 승엽을 보고 배워라

Posted March. 28, 200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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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초이 최희섭(27)이 며칠 전 LA 다저스에서 보스턴으로 팀을 옮겼다. 케빈 유킬레스와 J.T.스노우가 버티고 있어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달 초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부터 조짐이 보이긴 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한화)은 최희섭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대로라면 올 시즌 많이 고전할 것 같은데라며 틈만 나면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둘 다 거포이고 재주가 있지만 요령은 이승엽(요미우리)이 훨씬 낫다. 승엽이는 상대 투수에 따라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둘지 아니면 몸에 당겨놓고 칠지를 판단한다. 반면 희섭이는 배트 스피드는 따라가지 못하는데 몸에 붙여서 치려고만 한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최희섭을 따로 방으로 불러 조언을 하기도 했다. 최희섭의 반응은 일리가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이렇게 배웠다였다.

몇 년 전부터 최희섭의 스윙 메커니즘에 대해 한국의 전문가들이 쓴 소리를 했을 때도 그는 한국 출신 타자 가운데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는 내가 유일하다고 했다.

물론 그런 자부심과 자신감이 한국 최초의 빅리그 타자 최희섭을 만든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승엽은 2004년 일본 프로야구 첫 해 극심한 부진을 보인 후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렸다. 신인의 마음으로 머리를 짧게 깎고 다카하시 요시노부(요미우리) 등 일본 타자들의 비디오를 보면서 그들의 장점을 벤치마킹했다.

지금 최희섭에게 필요한 것도 조급함 보다는 열린 마음이다. WBC 내내 부진하던 최희섭은 14일 미국전에서 대타 3점 홈런을 쳐내며 한 방에 일어섰다. 하루 빨리 최희섭의 역전 홈런이 터지길 기대한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