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기고 종합하고 판단한다.
2006독일월드컵에서 또 한번의 반란을 위해 해외전지훈련에 나선 딕 아드보카트(59) 감독의 태극전사 조련법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2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창출한 거스 히딩크 감독처럼 치밀하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한국축구의 가능성을 차근차근 높여가고 있다.
치밀하게 체계적으로 독선은 없다
먼저 코칭스태프의 역할을 분담해 맡겼다. 아드보카트 호의 핵심 참모 핌 베르베크 수석코치는 축구에 관한 모든 기술적, 전술적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휘하는 역할이다. 패스 연습, 세트 플레이, 미니 게임 등 선수들이 지루하지 않게 하는 훈련 프로그램을 착안해내는 역할이다.
아프신 고트비 코치는 한국은 물론 상대 팀에 대한 기술 분석과 선수들 체력보강을 맡는다. 영상자료를 세세하게 분석해 지피지기 데이터를 만들어 내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훈련 때는 조깅에서부터 선수들과 함께 하며 스트레칭과 각종 보강훈련까지 시키고 있다.
홍명보 코치는 감독과 선수간의 의사소통 통로다. 선수들의 고민 해결사 역할도 한다. 훈련 때나 경기 때 수비라인에 문제가 있으면 직접 나서 지시하기도 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보강을 위해 전문 트레이너도 영입할 예정.
아드보카트 감독은 코치들에게 전권을 준 뒤 올라오는 정보를 가지고 선수기용과 전술운용의 최종 판단을 내린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와 잦은 마찰을 빚었던 히딩크 감독처럼 독선적이지는 않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언제나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묻고 판단한다는 게 홍명보 코치의 전언.
뛰어난 용병술에 카리스마 겸비
용병술도 뛰어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19일 열린 아랍에미리트(UAE)전에 죽을 쑨 뒤 의기소침한 장학영을 그리스 전에 투입, 자신감을 되찾게 했다. 22일 그리스 전에서 컨디션 난조를 보인 조원희를 일찍 빼면서도 악수하고 끌어안으며 다독여주는 등 세심한 데까지 신경 쓰며 선수들을 조련하고 있다. 이름값보단 실력으로 판단해 선수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그리스 전을 지켜본 신현호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짧은 시간에 한국선수의 장단점을 완전히 파악해 사실상 쥐고 흔들 정도로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