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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의 성역, 백의천사에 도전하는 두 사나이

금남의 성역, 백의천사에 도전하는 두 사나이

Posted November. 11, 200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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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캡을 쓰고 미소를 짓는 백의의 천사 간호사. 하지만 백의의 천사라는 단어에는 간호사에 대한 선입견이 담겨 있다. 간호사라는 직업이 여성에게 적합하다는 생각이 그것. 건장한 남자가 간호사인 모습을 상상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러나 고정관념은 깨지라고 있는 것.

EBS는 오랫동안 금남()의 영역으로 남겨져 있던 간호사 직에 도전한 남성들의 일상을 그린 다큐극장 맞수 청년, 간호사 되다(연출 곽은영1416일 밤 9시 30분)를 방영한다. 주인공은 아주대 수원병원에 근무하는 이준하(30), 이상훈(31) 간호사.

이들은 직업만큼이나 특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동문으로 직장 동료일 뿐만 아니라 한 지붕 밑에 사는 룸메이트다. 두 간호사는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졸업 후 외환위기를 맞아 취업의 어려움을 겪자 새로운 길을 찾던 중 간호대에 진학했다.

올해 4년차 간호사 이준하 씨는 중환자실에서, 3년차 간호사 이상훈 씨는 소화기내과 검사실에서 남자 간호사란 새로운 모델을 확립하기 위해 분투 중이다. 특히 이상훈 간호사는 방사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임신부 등에게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여자 간호사들이 기피하는 특수 담석 제거 수술 등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여자 간호사들 속에서 남자 간호사로 살아가야 하는 고충도 적지 않다. 아주대 수원병원 간호사 900여 명 중 남자 간호사는 3명이다. 간호사 사회의 서열 존중은 엄격하기 때문에 군대를 다녀와 늦게 취업한 남자 간호사들은 나이 어린 선배들을 모셔야 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오히려 남자 의사들과 먼저 친해진다.

남자 간호사들은 손이 커서 주사를 놓기 힘든 점 여성 간호사보다 섬세한 감각이 부족하거나 눈치가 빠르지 못한 것 등 여자 간호사들과의 소소한 차이를 솔직하게 보여준다. 제작을 맡은 곽은영 PD는 환자들은 오히려 남자 간호사를 믿음직하다고 반기는 편이라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남자 간호사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여자 간호사들과의 소통이 더욱 원활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