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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불타는 공을 물다

Posted October. 25, 2005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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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 김승현(27사진)은 올 시즌 오른쪽 팔에 새롭게 용 문신을 하고 뛴다.

지난 시즌 국내 농구선수로는 처음으로 농구공에 불꽃이 일어나는 모양의 문신을 한 주변에 용을 새겨 넣었다. 용이 여의주 대신 공을 물고 있는 것.

용은 영적인 존재잖아요. 나와 농구는 영원히 함께 간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문신으로 새 각오를 다진 김승현은 시즌 초반 승천하는 용이라도 된 듯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것 같다. 21일 동부와의 개막전에서 15점, 9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올린 데 이어 23일 KCC 전에서 27득점, 7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친 것. 오리온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강호 동부와 KCC를 연파하고 2승으로 공동 선두에 올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 시즌 김승현이 눈에 띄게 달라진 대목은 더 공격적인 플레이에 수비와 리바운드 같은 궂은일까지 앞장선다는 것. 포인트 가드의 주 업무인 어시스트는 물론 평균 21점이나 득점했고 178cm의 작은 키에도 리바운드를 평균 8개 잡아냈다. 단신이지만 볼에 대한 집중력과 위치 선정이 뛰어나 누구보다 먼저 볼을 걷어 내는 것. 오리온스 김진 감독은 그런 김승현을 칭찬하며 용병들에게 오히려 좀 배우라고 질책했을 정도.

포지션을 파괴하며 내외곽을 넘나드는 김승현은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다. 벌써부터 FA 최대어로 꼽히며 각 팀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정작 그는 그건 나중 문제고 올 시즌에만 전념하겠다고 느긋한 모습. 개성 만점에, 실력도 만점인 김승현이 시즌 벽두부터 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