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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태권브이, 일에 맞서 한국을 지켜라

Posted October. 21, 200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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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브이, 한국을 지켜라!

우리 로봇 태권브이가 일본 로봇과 겨뤘다. 지난달 17, 18일 일본 기후() 현 다카야마()에서 열린 제8회 일본 로보원 대회에서다. 태권브이는 로봇개발 벤처기업 미니로봇의 전영수(36) 과장이 개발한 로봇. 로보원 대회는 인간처럼 두 발로 걸어 다니는 로봇들이 격투기 경기를 벌이는 대회다.

EBS 교양프로그램 로봇파워(매주 금요일 밤 8시 5분)가 일본 로보원 대회 특집을 마련했다. 지난달 로보원 대회에 참가한 한국 로봇의 활약을 카메라에 담은 것. 21, 28일과 11월 4일 3회에 걸쳐 방영된다.

156개 참가 팀 중 일본이 90%. 대만과 미국, 캐나다 로봇도 출전했다. 개인기로 평가하는 예선전에서 태권브이는 글씨 쓰기 개인기를 선보였다. 무대 뒤에서 스위치를 제대로 켤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긴장하던 전 과장은 무대에 서자 편안한 모습이었다.

전 과장이 조종하는 태권브이는 기지개로 몸을 풀고 글씨를 써내려갔다. 2002년 로보원 대회 출범 이후 지금까지 글씨 쓰기는 볼 수 없었던 기술이다. 태권브이는 찬사를 받으면서 본선에 진출한다. 본선 경기를 앞두고 전 과장이 말하는 비장의 카드는 신중할 것, 안정적으로 경기할 것.

먼저 1 대 1 경기다. 날렵한 펀치로 16강에 진출하고 틈새를 공략해 8강에 오른다. 8강에서 맞선 상대는 일본 내 많은 로봇 대회에서 우승한 로봇 다이너마이저다. 태권브이와 다이너마이저의 싸움은 연장전까지 이어졌지만 승부가 나지 않았다. 로봇 대회 사상 유례없는 재연장전이 마련됐다. 결과는 아쉽게도 패배.

약간 긴장도 했고잘 모르겠습니다. 조금 진정되면 있다가. 그래도 전 과장은 낙담하지 않았다. 16강에 오른 로봇들이 2조로 나뉘어 8개 로봇씩 한꺼번에 싸우는 럼블전이 있어서다. 상대는 모두 일본 로봇. 치열한 격투 끝에 일본 로봇을 모두 쓰러뜨리고 우승한 로봇은 한국의 태권브이다. 빨리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전 과장은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한국 로봇 산업의 저력을 증명한 순간이었다.



김지영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