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뱃살은 뛰던 심장을 멈추게 한다

Posted September. 26, 2005 06:15,   

ENGLISH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 스님은 협심증 수술을 받고 1주일이 지난 뒤 갑작스럽게 타계했다. 또 평소 건강했던 사람이 운동 도중 심장마비로 숨지는 사고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심장에 대한 걱정이 늘어만 간다.

심장동맥(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혈관이 좁아져 심장에 혈액이 잘 가지 못한다.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심장근육은 썩게 되고 발작을 일으킨다. 흔히 심장마비라고 부르는 이 상태가 바로 심근경색이다. 협심증은 혈관이 막혀가는, 심근경색의 전 단계로 보면 된다.

심장질환의 가장 일반적인 전조증상은 흉통이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고 통증이 목, 뒷목, 옆구리, 왼팔 등으로 확산된다. 협심증의 경우 5분 이내에 통증이 사라지지만 심근경색일 때는 30분 이상 지속된다. 이럴 땐 즉각 병원에 가야 한다. 그러나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10월 3일은 세계 심장수호의 날. 내 심장을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매년 질환 여부 체크해야 할 잠재 환자 많다

세계심장협회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27개국 의사 2672명을 대상으로 심장병을 유발하는 가장 큰 위험요인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의사의 60% 정도가 복부지방을 심장에 가장 큰 적()으로 꼽았다. 복부가 비만한 사람은 곧 잠재 환자란 얘기다.

학회는 이어 허리둘레에 각별히 신경 쓸 것을 권했다. 허리둘레가 남자 35, 여자 31인치 이상이면 고위험군에 속한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 주기적으로 허리둘레를 측정하는 일반인의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국내의 경우 이 비율은 3% 정도로 더욱 낮았다.

사무직 종사자일수록 심장질환 발병 위험이 높다. 책상에 앉아 일하는데 심장에 무슨 무리가 가겠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오래 앉아있기 때문에 복부비만이 될 확률이 높고 업무상 스트레스를 더 받기 쉽기 때문이다.

이 밖에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만성 성인병을 가지고 있거나 흡연자라면 잠재적 환자로 봐야 한다. 이런 사람들은 매년 심전도나 심초음파, 운동부하검사 등을 하는 게 좋다.

지속적으로 운동하면 심장질환 2530% 줄어

가을로 접어들면서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면 심장질환의 발생률은 2530% 줄어든다. 놔두면 혈관 벽에 달라붙을 콜레스테롤을 에너지원으로 써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격하고 무리한 운동은 다르다. 갑자기 심장발작이 생기며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심장발작으로 인한 돌연사는 매년 1000명당 1, 2명꼴로 발생한다. 여자보다 남자가 4배 정도 많다.

무리한 운동을 했을 때 돌연사의 원리는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의 심장발작과 같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고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혈관이 수축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혈소판이 더 응집되며 혈전이 잘 만들어진다. 콜레스테롤 덩어리는 부풀어 터지며 혈관을 막아버린다.

따라서 과격한 운동 전에는 먼저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첫째, 평상시 무릎이나 허리 등에 통증이 있었나, 둘째,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찬가, 셋째, 가슴 주변에 통증이 있는가, 넷째, 운동을 감당할 근력이 없는가. 만약 하나라도 그렇다고 생각되면 운동을 안 하는 게 좋다. 또 운동 도중이라도 전조증상이 나타나면 즉각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상훈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