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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미군캠프 페이지 1987년 전술핵 있었다

춘천 미군캠프 페이지 1987년 전술핵 있었다

Posted September. 24, 200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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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춘천시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부대인 캠프 페이지에 1987년 당시 전술핵이 존재했고 1998년 미 공군이 대북() 핵 선제공격을 가상해 핵무기 투하연습을 한 사실이 관련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 노틸러스연구소가 최근 정보자유법에 따라 미국 정부를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비밀문서를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이 입수해 23일 공개함으로써 밝혀졌다.

춘천에 핵이 있었다=1950년대부터 한반도에 존재해 온 전술 핵무기가 1992년 7월 철수 완료됐기 때문에 그 이전에 핵무기가 존재했다는 것은 새로운 게 아니지만 그 장소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전방 및 전북 군산지역에 핵무기가 존재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있었을 뿐이다.

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엔 미군 무기지원단(WSDK) 단장인 앨버트 보겔리 중령이 1987년 9월 22일자로 서명한 40여 쪽의 문건이 포함돼 있고, 여기에는 캠프 페이지의 핵무기 발포 및 발사를 위한 상세한 작전계획이 담겨 있다. 이 문건에는 WSDK가 대북 핵무기 사용 및 운반에 있어 모든 책임을 지는 부대로 명시돼 있다. 또 핵 선제공격 시 한국군이 제공하는 항공기, 차량, 155mm 박격포 또는 신형 8인치 박격포를 이용한다고 돼 있다.

WSDK 소속의 핵무기지원팀이 모든 핵물질에 대한 안전조치, 핵장비 운반요령 등을 상세한 개념도까지 곁들여 설명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1998년에 핵무기 투하 연습 했다=최 의원 측이 공개한 자료 중엔 미국이 1994년 북한과의 제네바합의 이후인 1998년 대북 핵 선제공격을 준비했음을 보여주는 내용도 있다.

미 공군 제4항공전투단의 역사-1998년 1월에서 6월까지라는 문건에 따르면 1998년 6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시모어 존슨 공군기지를 출발한 제4항공전투단의 F15E 전투기 비행대대가 B61 핵폭탄의 실물 크기 모형인 BDU-38을 탑재하고 플로리다 주 에이본파크 폭격장에 투하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이에 대해 당시 전투단장이었던 랜덜 비검 미 공군 준장은 이는 한국에서의 전투를 모의 연습한 것이라며 작전태세 검사에서 실제 핵 투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완벽했다고 증언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

오비이락()인지는 모르지만 미국의 핵무기 투하 모의연습 직후인 1998년 8월 북한은 대포동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고 이듬해인 1999년에는 북한의 금창리 지하 핵시설 의혹이 불거지는 등 한반도에서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하태원 taewon_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