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그 많은 대출서류 어떻게 보관하나

Posted August. 06, 2005 06:18,   

ENGLISH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등기부등본, 소득 증빙 서류, 신청서, 약정서, 주민등록증 사본 등 50장이 넘는 서류를 갖춰야 한다. 신용대출 서류도 건당 15장은 된다.

이 많은 서류들을 은행은 어디에, 어떻게 보관하기에 금세 찾을 수 있을까.

예전엔 대출서류를 지점 금고에 보관했다. 그러다보니 대출 기록을 찾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렸다.

지금은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을 활용한다. 서류를 한곳에 모은 뒤 이미지파일 형태로 변환해 서버에 올리는 것이다.

2002년 10월 국내 최초로 EDMS를 가동한 하나은행의 서울 중구 충무로 1가 론센터를 찾았다. 매일 전국 570여 개 지점에서 평균 4000여 건의 대출 서류가 모이는 곳이다. 이 가운데 80%는 담보대출에 관한 서류다. 건당 평균 40장으로만 계산해도 하루에 론센터에 모이는 서류는 16만 장. 이를 쌓으면 20m가 넘는다. 건물 7층 높이다.

채권서류팀에서 서류를 스캔(scan)하는 신윤정(27) 씨는 한마디로 종이의 바다죠. 가끔 서류더미에 깔려 신음하는 꿈을 꿉니다고 말했다.

오전 9시. 서류가 도착하면 직원들은 먼저 서류에 박아 놓은 스테이플을 제거한다. 대출 서류가 낱장으로 분리되면 대당 2000만 원짜리 초고속 스캐너 8대가 엄청난 속도로 작업을 시작한다. 스캔이 끝나면 직원들은 서버에 대출서류별로 파일을 저장한다. 이 은행의 파일 보관 서버의 용량은 2테라바이트. 1조()를 뜻하는 테라(tera)는 기가(giga)의 1000배다.

스캔이 끝난 서류는 고객별로 바코드를 붙인 뒤 플라스틱 파일에 넣어 론센터 서고에 보관한다. 서고는 80여 평. 공간이 모자라면 경기 고양시 일산에 있는 180평 규모의 서고로 보낸다.

론센터 이정영() 차장은 전에는 담보대출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7월부터는 담보대출이 줄어든 대신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선우 sublim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