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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사우디서 외국인50명 인질극

Posted May. 30, 200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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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도시 호바르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원유수출회사인 아랍석유투자사와 외국인 주거단지에서 29일 아침 알 카에다와 연계된 테러범들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10여명을 살해한 뒤 인근 호텔에 있던 외국인 50여명을 인질로 잡고 대치하다 약 25시간 만인 30일 오전 진압됐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인과 유럽인 등 인질 대부분이 풀려났고 테러범 2명은 현장에서 사살됐으며 인질극의 주범 등 나머지 테러범 2명은 체포됐다고 전했다. 진압작전 도중 인질 몇 명이 희생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복 차림의 테러범 4명은 29일 오전 7시반 호바르에 있는 아랍석유투자사와 석유센터 건물에 잇따라 난입하면서 총격을 가해 미국인과 영국인 등 11명을 살해했다고 CNN은 전했다. 일부 외신은 희생자를 16, 17명으로 전하는 등 사망자 수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테러범들은 경찰이 출동하자 1.6km 떨어진 오아시스 주거단지 안의 오아시스 호텔로 도주해 이곳에서 외국인 50여명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다. 사우디 보안당국은 30일 오전 8시반경 특수부대를 투입해 25시간 만에 테러범들을 진압했다.

일부 이슬람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번 공격이 알 쿠즈 여단의 이름으로 미국 기업들을 겨냥해 이뤄졌다는 성명이 게시됐다. 사우디 경찰은 테러범들이 수배자들이었으며 알 카에다와 연계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5월 1일에는 사우디 서부의 석유 도시 얀부에서 테러범들이 다국적 건설기업인 ABB를 공격해 외국인 6명 등 7명이 사망했다.

반다르 빈 술탄 미국 주재 사우디 대사는 사우디의 경제와 안정을 해치려는 테러범들의 목표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우디 석유부는 이번 공격에도 불구하고 원유 공급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진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