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 은행장들이 외국자본의 급속한 한국 금융산업 잠식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자본 등 국내 자본의 금융산업 진출을 제한하는 역()차별 규제를 고쳐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그동안 주로 재계를 중심으로 제기되던 국내 자본의 금융산업 진출기회 확대 문제가 금융계로까지 확대된 것으로 앞으로 이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B3면에 관련기사
주요 시중은행장들은 16일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박승() 한은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국내 자본을 외국자본에 비해 사실상 역차별하고 있는 현행 은행의 지배 및 소유구조에 대한 규제는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최근 크게 증가하고 있는 외국자본의 국내 은행업 진출은 당연한 추세이긴 하지만 국내 자본의 균형적 참여가 필요하다면서 경영을 목적으로 한 전략적 투자자의 경우 전 세계 영업망, 높은 신용등급, 고도의 금융기법 등을 배경으로 국내 우량고객 등을 크게 잠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참석한 한 시중은행장은 최근 정부의 국민은행 지분매각 때 국내 산업자본 등의 참여가 거의 없었던 점, 내년 3월 말까지 우리금융지주도 민영화를 해야 한다는 점 등을 걱정하는 과정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다면서 4%로 제한돼 있는 국내 산업자본의 지분보유 제한 등이 가장 바꿔야 할 역차별 조항으로 거론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참석자들은 부실 채권 정리를 뒷받침하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보다 낮은 수준인 한국의 은행 예대()마진을 적정한 수준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미국 은행권의 예대마진은 4%포인트 수준인 데 비해 한국은 3%포인트 정도다.
이날 협의회에는 이덕훈() 우리은행장, 김승유() 하나은행장, 최동수() 조흥은행장, 신상훈() 신한은행장, 이달용() 외환은행장 직무대행, 하영구() 한미은행장 등 주요 시중은행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