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7일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에 대한 해임 요구는 정말 부당한 횡포라고 생각한다며 김 장관의 해임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을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힌 뒤 김 장관이 6개월간 국정을 맡아온 만큼 김 장관이 국정감사를 받는 게 원칙이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장관을 바꾸면 국정감사와 정기국회가 제대로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국정감사가 끝나는 다음달 11일 이전까지는 김 장관을 해임하지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정부로서는 국감 때까지는 국회가 조금 압박을 행사해도 불편함이 없다. 정부와 국회 관계가 껄끄러워져서 법안도 통과 안 되고 예산도 제대로 안 되는 일이 생기면 그때 가서 결단하면 된다고 타협의 여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해임건의를) 받아들이더라도 호락호락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고, 해임건의가 남용되지 않도록 충분히 방어막을 치고 이후에 이런 일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정책행위를 한 다음에 결단을 내릴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문희상() 대통령비서실장은 6일 대통령비서실의 비서관급 워크숍에서 대통령책임제에서 내각임면권은 분명히 대통령에게 있다면서 상생()의 정치를 표방하는 야당이 헌법유린 운운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문 실장은 해임건의안의 법적구속력 문제에 대해 김철수 명지대 석좌교수는 자신의 헌법학개론에서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허영 교수나 권영성 교수 등 다른 헌법학자도 법적구속력이 없다고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헌법을 수호할 책임이 있는 대통령이 헌법을 유린하는 것은 중차대한 문제라며 앞으로 벌어질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대통령이 져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사덕() 원내총무도 이날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못난이의 오기라며 김 장관이 장관 자격으로 국회에 나타날 수 없도록 할 것이며 이제 노 대통령과 직접 싸우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8일 오전 긴급 의원간담회를 열어 앞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박진()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삼권분립의 헌법 정신을 유린하고 변종 독재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에 다름 아니다며 노 대통령이 해임안 수용을 계속 거부할 경우 중대한 사태가 올 수 있음을 엄중 경고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장관은 7일 추석 연휴가 지난 뒤 자진사퇴하고 개혁신당에 참여해 내년 총선에 출마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SBS TV 모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추석 때 선배와 동지를 만나 무엇이 국정운영과 지방분권에 도움이 될지 이야기한 뒤 추석 이후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대통령이 민심과 정반대 결정을 하더라도 민심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총선 출마를 굳이 부인하지 않겠다며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정책중심의 정당으로 가는 개혁신당 쪽에서 일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