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운송하역노조 산하 화물연대 부산지부의 파업 5일째를 맞은 13일 부산항은 정부의 적극 개입으로 일부 컨테이너의 수송이 이뤄지기는 했으나 적체되어 있는 화물 물량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마비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외국선사들이 기항지를 중국이나 일본항으로 변경하거나 국내 수출업체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등 부산항의 신인도 추락은 물론 경제적 손실이 가중되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해양수산청, 부산경찰청, 군 등 관계 기관은 이날 오전 허성관() 해양수산부 장관 주재로 부산해양수산청에서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비상수송대책을 마련, 시행에 들어갔다. 이들 기관은 각 컨테이너 운송업체에서 보유중인 비조합원 차량 2532대와 각 부두 내 야드 트랙터 260대, 군 트레일러 45대와 대형트럭 175대 등을 부산항 8개 컨테이너 부두에 투입, 화물운송에 총력을 기울였다. 국방부는 이날 운전병 40명도 함께 현장에 투입했다.
이에 따라 12일 25.3%에 머물렀던 컨테이너 반출입 물량이 13일에는 32.1%로 다소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이는 장치율은 12일 77%에서 13일 오후 4시 현재 81.8%로 높아지는 등 물량 누적이 계속되는 데다 수송작업에도 한계가 있어 부산항의 정상화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은 이날 부산항 감만부두 및 감천항의 자사 터미널이 장치능력을 초과함에 따라 당분간 자사 보유 선박의 부산항 기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으며 중국 차이나쉬핑을 비롯해 일부 외국 선사들은 기항지를 변경했거나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또 수출화물선은 예정 물량을 싣지 못하고 출항하는 사태가 속출했으며 컨테이너를 싣고 들어온 화물선은 하역을 멈춘 채 부산항 부두에 정박해 있는 상태다.
무역협회 부산지부 등에 따르면 12일까지 9180만달러에 달했던 누적 수출피해는 13일 1억7525만달러로 늘어났으며 이 같은 사태가 지속되면 14일 2억7540만달러, 15일 4억893만달러, 16일에는 5억5915만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대에서 파업강행을 결정한 뒤 해산한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들은 이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채 업무에 복귀하지 않았다.
화물연대 지도부는 파업을 계속 유지하면서 조합원 각자가 대기하고 있는 상태라며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정부와 전국운송하역노조 및 화물연대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실무협상을 재개했으나 정부의 파업해제 등 선() 정상화 요구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한편 부산경찰청은 이번 파업을 주도한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 6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또 현재 신선대부두 등 주요 부두 주변도로에 주차돼 있는 600여대의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량에 대한 차적조회를 거쳐 차주를 업무방해혐의로 전원 연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강금실() 법무부 장관도 기자간담회에서 화물연대 파업 사태에 대한 신중하고 적정한 수준의 공권력 행사가 필요하며 불법성이 심각한 상태에 이른다면 주동자 등을 업무방해죄로 처벌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광양항컨테이너지회도 이날 광양시 도이동 광양컨테이너부두 인근 도로변에 200여대의 차량을 세워둔 채 5일째 컨테이너 운송을 전면 거부해 부두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