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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북아일랜드 다시 직접통치

Posted October. 15, 2002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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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의 평화 만들기가 다시 심각한 교착 상태에 빠졌다.

15일 0시(한국시간 15일 오전 8시)부터 북아일랜드의 자치정부 및 의회의 기능이 무기한 정지됐다. 이에 따라 영국의 직접 통치가 재개됐다.

98년 체결된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에 따라 이듬해 영국은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와 의회에 자치권을 이양했다. 그러나 구교파와 신교파의 끊임없는 반목과 갈등으로 이번까지 모두 네차례나 자치정부 기능이 정지됐다.

이번 기능 정지로 자치정부가 평화협정 체결 후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고 관측통들은 말했다. 일부 언론은 영국의 직접 통치가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영국 정부는 안젤라 스미스, 이언 피어슨 등 집권 노동당 소속 하원의원 2명을 벨파스트에 있는 영국 북아일랜드부 국무장관으로 임명, 직접통치 준비에 착수했다.

이번 기능 정지는 구교파 준군사조직인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정치조직인 신페인당 간부들이 자치정부 내 직위를 이용, 자치정부와 의회 청사인 스토몬트 내에서 간첩 활동을 한 데 따른 것.

격노한 신교파측은 신페인당 소속 각료 2명의 자치정부 내 축출을 영국에 요구했다. 신교파인 데이비드 트림블 자치정부 수석장관은 8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만나 영국 정부가 1주일 내에 신페인당을 자치정부에서 축출하지 않으면 소속 당이자 다수당인 얼스터연합당을 자치정부에서 철수시키겠다고 위협했었다.

블레어 총리는 북아일랜드 자치정부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져들 것을 우려, 구교파를 대변하는 아일랜드의 버티 아헌 총리와 협의 끝에 자치정부 기능 정지 처방을 내렸다.

북아일랜드 분쟁은?북아일랜드 분쟁의 역사는 1170년 영국군이 아일랜드 북부의 얼스터 지방을 침략하면서 시작됐다. 1541년 영국 국왕은 아일랜드 국왕을 겸임했으며 17세기 영국은 구교도 지역인 아일랜드 북부에 영국 신교도를 집중적으로 이주시켰다. 이어 1801년에는 아예 아일랜드를 합병했다.

아일랜드 구교도들은 20세기 들어 IRA를 창설, 영국과 전쟁을 벌여 독립을 쟁취했다. 그러나 영국은 신교도 집중 거주지역인 북아일랜드 6개주를 독립에서 제외시켰다. 이때부터 북아일랜드내 구교도와 신교도의 피의 투쟁이 시작돼 69년부터 최근까지 양측의 테러 희생자만 3600여명에 이른다.

96년 6월부터 북아일랜드 내 8개 정파는 분쟁 종식을 위한 평화협정 체결 협상을 개시, 98년 4월 역사적인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을 타결했다.



박제균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