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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호 울고, 병현 웃고

Posted April. 13, 2002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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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 부상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는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의 복귀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의 존 하트 단장은 12일 한국기자단과 만나 박찬호의 등판은 5월 중순이나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정상적인 훈련을 전혀 못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부상에서 회복되더라도 시뮬레이션 피칭(수비진을 세워 놓고 실제 경기처럼 타자를 상대하는 투구) 등 실전 피칭훈련 과정이 필요하다며 등판기간이 조금 빨라질 수도 있겠지만 정상적인 몸상태로 회복될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초 18일 복귀 예정이었던 박찬호는 한 차례 더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5월 중순쯤에나 경기에 등판할 전망이다.

박찬호는 하트 단장의 인터뷰 내용을 전해들은 뒤 컨디션을 묻는 기자단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무리 제프 짐머만이 부상으로 빠진 상태에서 개막전을 맞았던 텍사스는 4번타자를 맡은 타점기계 후안 곤살레스마저 오른손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으로 이날 부상자 명단에 올라 시즌 초부터 지독한 악재가 겹친 상태.

텍사스는 12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선발 덕 데이비스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7-0 승리를 따냈으나 3승6패로 애너하임 에인절스와 함께 여전히 아메리칸리그 서부조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핵 잠수함 김병현(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언터처블 피칭이 계속되고 있다.

12일 콜로라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 8-4로 앞선 9회말 등판한 김병현은 1이닝 2탈삼진 무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짓고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원투펀치인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을 제외한 애리조나 선발진이 초반에 무너지는 바람에 좀처럼 등판기회를 얻지 못한 김병현은 이날은 존슨이 7이닝 3안타 2실점으로 호투, 리드를 잡은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세이브를 따낸 7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이후 5일 만의 등판.

김병현은 첫 타자인 대타 그렉 노턴을 간단히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후안 피에르를 유격수 땅볼, 후안 유리베를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시켰다. 비록 점수차가 커 세이브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마무리투수의 위력을 유감 없이 보여줬다. 투구수 10개 중 8개가 스트라이크.

이로써 김병현은 시즌 3경기에서 4이닝 동안 2안타 8탈삼진 무실점(평균자책 0)을 기록, 지난해 월드시리즈 악몽을 털어버렸음을 보여줬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