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들의 비참한 삶을 알고 나서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결국 조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의 참혹한 현실이 36년 전 조국을 떠나 미국인과 결혼해서 뉴욕에서 행복하게 살던 한 여성의 삶을 바꿔 놓았다. 아프가니스탄 여성을 돕기 위해 조직된 국제단체 네가르(NEGAR)의 대표인 나스린 그로스(55). 그녀는 지난달 전란에 휩싸인 조국을 25년 만에 찾아 본격적인 구호활동을 시작했다.
현지어로 친구 혹은 권리라는 뜻의 네가르는 96년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여성에게 여러 가지 박해를 가하자 이에 맞서 싸우기 위해 해외 거주 아프가니스탄 여성을 중심으로 파리에서 조직된 단체. 그동안 탈레반의 여성 탄압 정책 중지를 요구하는 500만명의 서명을 받아 유엔에 보냈으며 여성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아프가니스탄 여성 지도자 300인 선언도 이끌어냈다.
-네가르는 왜 탈레반을 비판하는가.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뿐만 아니라 모든 아프가니스탄인의 삶을 망가뜨렸다. 탈레반이 집권하기 전에는 교사의 70%, 의료인(의사 간호사)의 75%가 여성이었다. 탈레반이 여성 취업을 금지시켜 많은 학교가 교사가 없어 문을 닫았고 환자들은 의사가 없어 죽어 가고 있다. 이는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된 테러다.
-탈레반이 어떻게 여성을 탄압하는가.
모든 여성에게 눈까지 가린 초다리를 쓰도록 강요한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여성은 직장을 가질 수도 공부할 수도 없다. 96년까지 아프가니스탄 대학생의 50%는 여대생이었다.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탈레반 정권은 이미 국민의 지지를 잃었기 때문에 곧 쓰러질 것이다. 우리는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는 새 정권이 들어서기를 희망한다. 북부동맹은 카불에 입성하면 우리 주장이 반영된 새 헌법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당장 전쟁이 시작되면 큰 고통을 받을 아프간 여성을 돕는 일도 중요하다.